당황하게 해서 미안해요

Posted by on Nov 19, 2014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밤 수업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섰다. 한적한 교정.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고 있는 세 학생. 낯익은 목소리 하나가 섞여있다. 오후 수업을 듣는 학생이다. 반갑다.

“(밝은 목소리로) OO씨?”
“(흠칫 놀라며) 아… 아… 안녕하세요?”
“이제 가요?”
“네네. (친구들 뒤로 숨으려는 시늉) 시험보고 나오는 길이예요.”
“반가와서 불렀는데 왜 숨으려고 하세요?”
“아 죄송해서요. 죄지은 거 같아서.”
“아아 무슨요. 전 오늘 안오셨길래 이렇게 만날 줄 몰랐네요.”
“네네 오늘 수업 못들어간게… 시험… 때문에… 내일은 꼭 갈게요.”
“그래요. 내일 수업 시간에 봐요.”

급 당황하는 학생에게 급 미안해진 나는 평소의 두 배 속도로 걷기 시작했다. 좀더 빨라지면 경보가 될 지경.

‘담부터 결석한 학생은 아예 아는체 말아야 하는 걸까. ㅠㅠ 근데 결석은 죄가 아니라고 말을 못해줬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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