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en and Repeat에서 Experience and Create로

Posted by on Jan 25, 2015 in 단상, 말에 관하여, 수업자료 | No Comments

봄기운이 돌지만 여전히 쌀쌀한 바람. 아내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썼다. 한적한 골목길에 어귀, 널부러져 있는 자전거를 보며 아내에게 말을 건넨다.

“어… 바람 때문에 쓰려졌나 봐.”
“바람 때문에 쓰러진 거 같네.”
“ㅎㅎㅎ 왜 따라해? 방금 ‘바람 때문에 쓰러진 거 같다’고 했잖아.”
“응? 나 따라한 거 아닌데. 그냥 말한 거야. 모자 때문에 말이 잘 안들려. 걸을 때마다 귀에서 부시럭부시럭 소리가 나서.”
“아아… 그럼 ‘듣고 따라하기’가 아니고 ‘안듣고도 말하기’구나.”
“그렇네.”

돌아오며 영어수업에 늘 나오던 <Listen and Repeat>라는 꼭지가 생각났다. 여기에서 “Listen”은 문장을 듣는 행위, “Repeat”는 들은 바를 그대로 재현하는 행위다. 사실 학생들이 들어야 할 것은 단순한 말소리가 아닐텐데. 듣기/말하기 활동의 대명사가 <Listen and Repeat>에서 <Experience and Create>로 바뀔 수 있기를.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