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차가운, 무거운, 가벼운

비유적 표현, 메타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초등학교 5학년 아이 여섯에게 “따뜻한” “차가운” “무거운” “가벼운” 다음에 올 수 있는 단어를 최대한 적어보라고 했다.

1. 따뜻한 음료수, 날씨, 물, 봄, 핫팩, 음식
차가운 물, 음료수, 얼음, 눈, 날씨, 분위기*
무거운 무게(kg), 돌, 폭탄, 책, 옷, 철, 구리 등등
가벼운 무게(kg), 돌, 책, 줄넘기, 책가방, 공기

– ‘분위기’는 확실히 다른 것과는 좀 다른 느낌.
– ‘무거운 무게’, ‘가벼운 무게’라고 쓰는 걸 보니 어린 티가 난다. 하지만 성인들도 말할 때는 저렇게 쓰는 경우가 종종 있는 듯하다.
– ‘따뜻한 핫팩’이라는 표현은 왠지 재미나다. 핫팩은 뜨거운 게 제격이지만 따뜻할 수도, 심지어는 차가울 수도 있으니. :)
– ‘무거운’에 당장 생각나는 단어가 폭탄이라니…

2. 따뜻한 음료수, 날씨, 방
차가운 음료수, 분위기, 시선
무거운 물건, 집, 사람, 돌덩이
가벼운 물건, 사람, 물체, 종이, 옷

– ‘차가운 시선’이 좀 새롭다.
– 애들끼리 조금 베낀 것 같기도 하다.

3. 따뜻한 햇살, 음료수, 밥, 날씨, 시선, 용암
차가운 분위기, 시선, 날씨, 음료수
무거운 집, 돌, 김성우 쌤, 물, 철, 쇳덩이
가벼운 깃털, 장난감, 공기, 물, 옷

– 확실히 서로 베낀 듯 :(
– 거기서 ‘김성우 쌤’은 왜 나오는 거냐?
– 용암이 따뜻하다니 뭔가 어색하다.
– ‘따뜻한 음료수’는 조금 어색하지 않나? ‘음료’면 몰라도.

4. 따뜻한 용암, 밥, 태양, 별
차가운 음료수, 눈, 분위기
무거운 돌덩이, 핵폭탄, 강철, 칼, 총, 대포, 무기
가벼운 공기, 깃털

– 진짜 확실히 베꼈구나 :(
– 무거운 것들의 대부분이 (먼산)
5. 따뜻한 햇살, 이불, 핫팩, 음료수, 날씨
차가운 얼음, 아이스크림, 물, 분위기
무거운 짐, 돌, 책상, 의자, 철, 에어컨
가벼운 장난감, 공기, 옷

– ‘무거운 에어컨’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6. 따뜻한 인생, 핫팩, 용암, 날씨
차가운 인생, 얼음, 눈, 음료수
무거운 인생, 사람, 분위기, 김성우 쌤, 핵폭탄
가벼운 인생, 사람, 빌딩, 물건

– 오오, 이 아이는 인생 앞에 어떤 형용사가 와도 괜찮다는 걸 벌써 깨달은 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 서로 베낀 것 같지만 아이들의 어휘 속에서 ‘핵폭탄’이 무거운 것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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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5학년 때 다의어에 대해 배운다. 다의어와 메타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국어의 발달과 초언어적 지각(metalinguistic awareness), 그리고 국어교과과정의 편제에 따라 다양한 영어 메타포 표현을 배우면 좋을 것이다. 아울러, 개개인별로 다른 모국어 어휘의 발달의 방향을 고려하여 영어 어휘 교수학습을 진행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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