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의 ‘어머니 vs 아내 어록’ 단상

Posted by on Jul 26,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마윈의 아내와 어머니에 대한 ‘어록’을 보며 불편한 게 참 많았습니다. 저도 Seunghoon Park​ 선생님처럼 ‘어머니와 아내 중 누굴 더 사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모르겠고, 어머니와 아내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가정이 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나아가 왜 이 어록이 (적어도 제 타임라인에) 그렇게 많이 공유되고 경탄의 대상까지 되는지 솔직히 이해를 잘 못하겠어요. 공유되고 있는 그의 말 중 전반부에 제 생각을 더해 보았습니다.

1. 나는 어머니가 낳았기 때문에 어머니가 나한테 잘해주는건 응당한 일이지만 아내는 장모님이 낳았기때문에 아내가 나한테 잘해주는건 응당한 일이 아니다.

–> 낳은 사람이라고 잘해주는 게 당연하고, 피가 섞이지 않은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는 논리. 글쎄요. 저는 ‘핏줄이 섞여 있으니 잘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게 참 별로더라고요. 제 생각에 관계에서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어머니의 사랑도 당연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반대로 자식이기 때문에 부모에게 잘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부모가 당연히 …해야지’라든가 ‘자식이라면 당연히 … 해야지’같은 논법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가족이라면 서로에게 당연한 사랑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을 통해 의미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죠.

핏줄은 모두가 순종해야 할 운.명.이 아닙니다. 가치있게 만들어 가야 할, 때로는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2. 어머니가 나를 낳을때 고통은 아버지가 만들어낸 것이므로 아버지는 응당 어머니한테 잘해야지만 아내가 아이를 낳을때 고통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므로 나는 응당 아내한테 잘해야 한다.

–> 아내가 내 아이를 낳건 안낳건 잘해야 하죠. 고통을 주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논리…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고통은 어떤 사람에게도 줄 수 있어요. (지엽적이지만 ‘출산의 고통은 남자가 만든 것’이라는 묘사를 다른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3. 내가 어떻게 하든 어머니는 영원히 나의 어머니지만 내가 잘못하면 아내는 남의 아내가 될수 있다.

–> 이 부분이 가장 황당했습니다. 한 번 어머니가 영원한 어머니이니 조금 소홀히 해도 된다? 헐. 타인에게 가버릴 수 있으니 더 잘해야 한다? 헐.

요는 어머니는 어머니로 사랑하고 아내는 아내로 사랑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누군가를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부질없는 일 같은 거죠. 이상 어느 듣보잡의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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