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문과 학생의 고민

Posted by on Aug 4, 2015 in 단상, 삶을위한영어공부, 일상 | No Comments

모 대학 대나무 숲에 한 영문과 학생의 토로가 올라왔다. 친구들이 ‘너 영어 잘하잖아’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대학영어 과제의 수정, 퇴고를 맡긴다는 것. 사람들의 선입견(영문과=(글쓰기 포함) 영어 잘함)에 대한 답답함이 배어 있는 글이었다. 나 또한 애매한 영어로 남의 글 봐준 적이 꽤 많았기에 글쓴이의 심정에 십분 공감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답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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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공감하면서 몇 가지 보태고자 합니다.

1. 누군가가 뭘 잘한다는 게, 즉 다른 사람보다 뭔가를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상대방에게 권리가 될 순 없습니다. 친구가 영어를 잘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일 뿐, 친구의 글을 봐줄 의무는 없죠.

2. 최선을 다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지는 거라면 몰라도 ‘자 이제 네가 고쳐줘, 너 영어 잘하잖아’라는 식의 접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3. 말씀하신 대로 영어건 한국어건 글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남이 쓴 글을 고치는 일은 고역에 가깝죠. 차라리 처음부터 쓰는 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써달라고 하는 분은 없겠죠? ㅠㅠ)

4. 컴퓨터 공학과 출신 친구들의 절규가 떠오르네요. “나한테 컴퓨터 고쳐달라고 하지 마! 나도 몰라!”

5. 글쓰기 과정에서 퇴고는 초고를 쓰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도 하구요. 이 과정을 통째로 ‘아웃소싱’ 하려는 건 수업에 대해서, 강사에 대해서, 친구에 대해서,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 올바르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글 쓰신 분 힘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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