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교육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Posted by on Aug 17, 2015 in 삶을위한영어공부, 수업자료 | No Comments

어머니들과의 세 번째 만남: 자녀 영어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과 영어교육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사람들

2주만에 다섯 분의 어머니들을 다시 만났다. 세 번째 뵙는 낯익은 얼굴들. 덕분에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늘은 ‘머리쓰는 일’ 공부에서 감정과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을 드린 다음 어머니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는 (1) 자녀 영어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점과, (2) 자녀의 영어교육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영향을 주는 사람들 혹은 요인들이었다. 다음은 어머니들의 이야기와 나의 반응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 것이다.

어머니1: 제 기억에는 영어교육을 주입식으로 하다보니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 아이들은 흥미 위주로 영어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네요.

고학년으로 넘어가면서 체계적인 영어공부를 해야 하지만 이제까지는 사교육을 시키지 않고 본인 스스로 하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영어교육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본인이 흥미를 잃지 않을 정도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을 주변에서 놓지 않고 옆에서 자꾸 듣게끔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 “마라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네요. 계속 뛸 수 있게 하는 것, 그런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에서 ‘머리’보다는 정서와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영어 뿐 아니라 모든 과목이 그렇죠.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의 정서적 지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머니2: 아직 초등학교 1학년이라 영어공부에 대한 부담은 덜 받는 거 같아요. 유치원을 다니면서 영어유치원은 아니었지만 필리핀 영어선생님이 계셔서 일주일에 다섯 번 매일 두 시간씩 영어 수업을 했어요. 노래도 많이 배우고요. 그때 집에 오면 항상 영어가 힘들다, 하기 싫다 소리를 자주 했어요.

그런데도 영어 노래를 부르는 것은 좋았는지 매번 불러보고, 또 자기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처럼 보였어요. 매번 아이에게 학습에 대한 부담은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OO에서 영어수업은 아이가 내켜하지 않아 억지로 들어가게는 하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가 원하는 때를 기다려야 할지, 또 엄마로서 너무 소홀히 어떤 동기도 환경도 만들어주고 있지 못한 건 아닌지 마음에 고민이 됩니다.

남편과 저는 간접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또 좋아하는 영화, DVD를 반복해서 보게 하고 또 같이 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좀 덜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건… 다른 엄마들의 소개가 커요. 어느 정도 내가 생각하는 것에 부합되면 아이에게 무리가 안되는 범위 내에서 학습을 시키려고 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이 가는 분야에 다양한 방법으로 흥미를 이어주려고 자원을 제공해 주려고 합니다.

— “언제까지”라는 말씀이 와닿네요. 많은 어머니들이 공부의 변화를 주어야 하는 시기와 관련하여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요.

한 가지 더, 부모님께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요. 부모가 강압적으로 시키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따라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고, 따라하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어머니 3: 아이가 어릴 때 읽은 책에서 언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국인이 있는 놀이터에서 놀면서 놀이처럼 배우는 것이라고 하는 글귀를 본 적이 있어서 “저거구나”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법이었고, 가장 유사하게 놀이영어 내지는 자연스런 영어를 배우게 하자라는 생각으로 문화센터 수업, 숙제가 별로 없는 영어수업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외국인을 두려워하지만 않아도 절반은 성공이란 생각에 원어민 수업을 하되 힘들지 않은 것으로 했어요. 나름 적응도 잘하고 재미있어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아이들이 단어도 많이 외우고 학습도 많이 하는데 우리 아인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좀 걱정이 되네요. 다른 엄마들 말을 따르자면 “언제 한번 갈아타야” 하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아이 친구들, 친척 등의 소개가 큰 것 같아요.

— 놀이터에서 놀이를 배우듯이… 한국에 그런 환경은 없죠. ㅎㅎㅎ 지금 하시는 것처럼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하면서 조금씩 어휘나 지식의 양을 늘려나가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어머니 4: 특별히 어려움이 있다기 보다는 고민이 있습니다. 아이는 집에서 단어 읽기 혹은 파닉스 정도 끝낸 상태에서 학교의 학년별 방과후 수업을 듣고 있는데 문법에서 어려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집에서 다시 하나 하나 복습하다 보면 대부분 이해 못하고 온 걸 알겠더라구요.

그래서 학원은 당장 보낼 생각은 없고요. 방과후 수업을 지속하면서 집에서 봐주는 게 맞는 건지, 아니면 학원을 보내는 게 맞는 건지 고민중입니다. 아이가 산만한 성격이라 더 고민이네요.

어머니 5: 어려운 점은… 성공의 확신이 없다는 거예요. 내가 성취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영어의 벽이 높다는 생각이 더 드네요.

영어교육 관련 의사결정은 우선 OO의 수업이요. 선생님이 수업을 잡아주면 시키려고 하죠. 여기의 강점은 공부를 싫어하지 않게 하면서 수업을 진행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학교 방과후 수업을 시켜요. 매일 하는 수업이라 효율적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영어 DVD나 책이 중요한 것 같아요. 잠수네 영어책을 읽고 시작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부담없이 접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엄마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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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가까운 지인들이라는 사실이다. 여기에서는 다 말하지 않았지만 친언니/동생의 자녀 영어교육 경험, 동네 어머니들의 의견 등에 민간한 듯했다.

여기에서 다른 이들에게 특정한 학원, 프로그램 혹은 공부법을 ‘전파’하는 사람들은 ‘순수한’ 의도를 가진 경우가 많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이 일반화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보이며, 인지하고 있다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결정을 하는 것은 정보를 받는 쪽이므로 큰 부담 없이 자신의 ‘성공사례’를 전파한다.

또한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학교 교육과정과는 다른 ‘자신만의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것이 만들어지는 건 미디어와 학원의 광고, 영어교육 관련 커뮤니티의 영향이 크다. 거대 상업 담론에 의해서 교육과정의 뼈대가 만들어지고, 주변 사람들의 권유 혹은 성공 스토리로 교육과정의 세부 사항이 조율되는 형국이다.

오늘도 결론은 지난 번과 비슷했다. (1) “정답”은 없고, 아이와 부모와 한국사회가 있다는 것.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답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언제 낙오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 (2) 그러한 두려움은 정답을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3) 모든 게 불투명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강하게 밀어부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연구와 관련해서는 영어교육에서의 두려움의 문제에 천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력을 키우고 문화를 탐색하는 주체의 성장이 아닌 낙오자나 ‘루저’가 되지 않기 위한 공부. 공부를 할수록 스스로를 갉아먹게 되는 이 두려움의 구조를 조금씩 깨부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겠다.

붙임: 한 어머니의 말씀이 계속 재생되고 있다.

“엄마가 참 어려운게… 애들이 뭐 하는 거, 어떻게 되는 거, 그게 다 제 책임이잖아요. 결국 엄마 책임으로 돌아오는 거잖아요.”

두려움과 사랑은 한몸뚱이다.
하지만 두려움과 사랑이 같을 수는 없다.
둘을 떼어내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가겠지만
사랑이 두려움을 길들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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