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포기자’ 담론 유감

Posted by on Aug 18,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나는 ‘포기자 담론’에서 포기의 주체를 학생들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면밀한 조사를 통해 교과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들의 아픔을 보듬어 안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순서가 틀렸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의 포기’ 이면에는 국가와 교육당국, 일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포기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포기의 핵심에는 교육에 대한 포기가 자리잡고 있다.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 대한 보살핌을 포기하고, 교육체제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포기하고, 국가는 새로운 시민을 키워내기를 포기했다. 이렇게 보면 분명 학생들은 포기’당’한 것이다. 사회경제적으로, 교육적으로 내팽개쳐진 세대가 포기하는 것이 이상한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전통적인 교육의 3요소는 <교사-교육내용-학생>의 세 축으로 설명된다. (이 모델의 정합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논의를 위해 잠시 차용한다면) 핵심적인 문제가 ‘교육내용’에 있는가? 나는 도리어 교사와 학생의 문제, 관계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관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교사나 학생 개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제도적 역학이다. 교육과정의 양과 내용에 대한 토론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핵심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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