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없는 문장, 주체 없는 정치

Posted by on Aug 27, 2015 in 링크, 말에 관하여, 일상 | No Comments

“선거관리 주무부처 수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만찬 건배사로 “총선 필승!”을 외친 것으로 알려져…” — “이에 대해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한 것도 아니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덕담 수준의 건배를 한 것”이라며 “엄밀하게는 (총선 승리 주체가) 새누리당이라는 구체적인 명칭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논리를 생활에 적용해 보자.

(아이가 밥 먹을 때가 되었다)
아이: “배고파! “배고파! 앙앙앙.”
아빠: “음… 주어가 없군. 누가 배고프다는 건지 모르겠네.”
아이: (‘주어’라는 말을 못알아듣고)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유도 경기 중 심판이 한쪽 선수를 바라본 채로 ‘화이팅!’을 크게 외쳤다. 다른 선수의 항의)
선수1: 아니, 심판이 어디다 대고 ‘화이팅!’을 외치시는 겁니까? 이래서 공정한 시합이 되겠습니까?
심판: 아,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덕담이었는데.
선수2: 맞습니다. 심판은 저를 보고 있었지만 사실 모두에게 ‘화이팅’을 외치신 거예요. 진짜 덕이 되는 행동이죠.

이런 나라에 살고 있구나…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을 외쳤는데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논리에 따르면, “한국어는 주어가 무지하게 자주 생략되지만, 대화자들이 컨텍스트의 정보를 가져옴으로써 오해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은 이제 그만둬야겠다.

기사 출처: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061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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