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쓰기 1강 대충 복기

(수업 목표 / 강의계획 / 과제 / 평가 기준 설명 후)

1. 수영은 수영을 함으로써만 배울 수 있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글쓰기를 생각만으로, 개념만으로 배우려 하는 것은 연애를 글로 배우려는 태도와 매우 흡사하다. 연애를 글로 배운 사람은 연애를 한 것인가? 아마도 아닐 거다.

2. 한국어로 글쓰는 걸 싫어하는 한국사람이 영어로 글쓰기를 좋아할 수가 없다. 적어도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은 없었다. 대부분 한국어 쓰기를 전혀 하지 않는데 영어 쓰기를 해야 할 이유도 없다. 수업 과제가 아니라면 말이다.

3. 여기 계신 분들 영어를 잘하시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음 두 질문을 던져보라.

(1) “여태까지 한국어로 쓴 게 얼마나 될까?”
(2) “여태까지 영어로 쓴 게 얼마나 될까?”

4. 두 가지를 비교해 보라. 그러면 대부분 다음과 같은 식이 도출된다.

영어글쓰기 총량 / 한국어 글쓰기 총량 = 0에 수렴

5. 자신이 쓴 한국어 기말 보고서에 만족하는가? (다들 절래절래)
그렇다면 4번 등식에 비추어 볼 때 영어 글쓰기가 단숨에 향상되길 바랄 수 있나? 아마도 없을 것이다.

6. 겁을 먹자는 게 아니다. 난 겁을 주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 영어로도 글을 잘 쓸 수가 있다.

7.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영어’, 더 정확히는 ‘영어의 정확성’, ‘정답’을 추구하는 태도이다. 태어나서 한국어 유창하게 하는 아이 봤나? 한국어 기초를 완성하는 데도 4-5년이 걸린다. 쓰기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거기서 또 수 년의 학습을 거쳐야 한다. 사실 수십 년간 글을 써온 작가도 자신의 글을 고치고 또 고친다.

8. 그러니까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이런 것이다.

“틀리지 않기 위해 쓰지 말고 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쓰자.”

9. Six word memoir 라는 게 있다. 헤밍웨이가 썼다고 전설처럼 전해지는 (즉,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6단어 비망록을 보자.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무슨 뜻인가? 아기 신발을 파는데 한 번도 신은 적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어떤 사연이 있을까? (토론)

10. 처음부터 거창한 글을 쓰려고 하지 말자. 그저 우리 이야기를 해보자. 다음 시간에 자신의 6-word memoir를 가져오길 바란다. 각자의 memoir를 발표하고 거기에 담긴 사연을 이야기해 보자. 절대로 이 수업에 대해 쓰지 말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 쓰라.

11. 이 수업은 쓰기에 ‘관한’ 수업이 아니다. 쓰는 수업이다. 나는 여러분들이 써내려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여기 있다.

기억하자. 쓰기는 쓰기를 통해서만 발전시킬 수 있다.
무조건 쓰라는 게 아니다. 어떻게 써야 할지 한 학기 동안 같이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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