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기

Posted by on Sep 8, 2015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페이스북의 알고리듬 덕분에 갑자기 타임라인에 예전 연주 영상이 다시 올라왔다. 찾아 보니 타지에 있을 때 서울비(Lee Jun Seop​)가 보내준 웹캠으로 찍은 영상이 하나 더 있다. 내 의지로 사랑할 수 있다는 오만이 삐져나오려 할 때 종종 연주했던 곡. 기억이란 참 묘하다. 이런 240p 짜리 비디오가 수퍼 HD보다 더 와 닿으니 말이다.

돌아온 후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함께 음악을 하는 친구들도, 세부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만한 이들도 사라졌다는 것. 고갈되는 느낌의 기저에는 이런 부재가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부재가 자리잡고 있다’는 모순적 문장이다. 한참을 쳐다본다. 그냥 두기로 한다.)

같이 음악을 하자던 친구들도 있었고, 졸업 후 글을 같이 써보자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기약’을 한 사람들과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우연한 대화를 통해 의기투합한 친구와 함께 이런 저런 글을 쓰고 있다. 약속이란, 서로에 대한 기대란 세월 앞에 얼마나 유약한 것인지.

결국 스쳐가는 것들을 조금 더 사랑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지상을 잠시 스쳐가는 존재일 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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