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낌에 대하여
어릴 적 영화 여주인공은
칼질을 하다가 갑자기
흐느낀다. 뚝뚝 눈물 떨군다.
양파를 써는 것도 아닌데, 흐느끼다 못해
주저앉는다. 무너진다.
몰랐다 왜 그런지.
카페인으로 뇌를 버무려 짜낸
너댓 단락의 노동
아침도 점심도 거르고
몸살약 사러 탈출을 감행한다.
첨 사보는 동네표 햄버거
한 입 먹고 생쌀 생각.
두 입 먹고 생라면 생각.
그게 더 나았을 거 같구나.
아 맞다 일년 반 고민끝에
지하철 입구에서 사온 벨트가 있었지.
“이거 소가죽이라 디게 튼튼하거든요.”
튼튼해 봤자다. 난 도구의 인간이거든. 흐흐.
눈대중. 솔찬히 기네. 싹둑싹둑.
아뿔사, 디지게 짧아졌다.
열 여덟 달의 게으름+기다림 복합체는
쓸모없이 튼튼한 두 동강 소가죽으로.
번쩍. 알겠다 왜
칼질하다가 부서지는지.
각본을 쓴다.
콜록거리는 한 남자,
한 손에는 짧아진 소가죽
다른 한 손에는 가위 든 채로
오열하다가
약기운에 잠드는 걸로.
#2년전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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