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별일

Posted by on Dec 4, 2015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이번 주에는 별일 없었어요?”
“어.. 저희 반 애가 갑자기 쓰러져서 실려갔어요.”
“그냥 쓰러진 거예요?”
“발작하면서 쓰러졌어요.”
“아…”
“그런 거 TV에서만 보다가 처음 당해 봤어요.”
“그렇군요. 어떻게 됐어요?”
“제 전화로 119 불러서 실려갔어요.”
“아… 잘하셨네요!”
“네. 상점 5점 받았어요.”
“아… 좋은 일 때문에 받은 건 아니지만 잘됐네요.”
“네. 원래 학교에서 핸드폰 쓰다 걸리면 엄청 혼나는데.”
“그래도 급할 때는…”
“급할 때도 절대 쓰지 말라고 해요. 선생님들이 못쓰게 해요.”
“그래도 그럴 때는 써야죠.”

평소에 어린 아이로만 생각하던 학생이 들려준 이야기에 내가 큰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바로 119에 연락을 한 것은 왠만한 어른들보다 더 나은 행동인 듯하다. 성인이 된 후 두어 번 이런 경우를 겪었는데 많은 대학원생들, 교직원들 마저도 당황한 나머지 침착하게 당사자를 편안하게 누이고 의료진을 부르지 못하더라.

“다음 주에는 뭐 좋은 일 없어요?”
“2,3학년 시험본다고 저희는 수목금 다 쉬어요.”
“와, 진짜요?”
“네네. 학교 아예 안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엄청 크고 길게 웃음)”
“ㅎㅎㅎ 학교 안간다고 정말 좋아하네요. 하긴 학생들에게는 공부 안하는 게 최고죠.”
“네네.ㅋㅋㅋ”
“저도 똑같아요.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회사 안가고 쉬는 게 최고예요.”
“ㅎㅎㅎㅎㅎ”
“학교 안가는 거 말고 또 뭐가 좋아요?”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거요. / 자기 전에 핸드폰 하는 거요.”
“ㅎㅎㅎㅎㅎ”

역시 학생들이 좋아하는 건 학교에 가는 게 아니라 학교가 끝나는 거구나. 마음이 살짝 아렸다.

2주 남은 학기.
‘회사에 가지 않을 날’이 다가오는데 마음은 무겁다.

저녁을 든든히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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