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 영작문 수업 종강

Posted by on Dec 7, 2015 in 수업자료, 영어로 글쓰기, 일상 | No Comments

몇 년 만에 맡은 영작문 수업. <제2언어쓰기 세미나>나 <쓰기 지도법>과 같은 전공 교과만 하다가 영어쓰기를 직접 가르친 건 거의 5년 만의 일이다.

즐거웠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을 놓쳤다. 교대 1-2학년생들은 한 학기 수강하는 강좌수가 11개 정도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초등학교 교사가 다루는 영역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영작문은 ‘조금 쉽게 갔으면 하는’ 과목에 속한다. 글쓰기 수업에서까지 헉헉대고 싶진 않은 것이다.

그런데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 강사는 타학교에서 3학점 짜리 강의 내용을 2학점 구조 안에 녹여낼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어찌 저찌 그럴 듯한 강의계획서를 마련했다. 교대 교육과정에 대한 무지가 낳은 무리수였다.

대학영어 과목이 3학점이라도 전공을 포함한 내용영역 교과보다 쉬웠으면 하는 기대가 있는데, 2학점 수업에 욕심을 냈으니 학생들이 힘겨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중간고사 이후에는 욕심을 확 줄였다. 학생들에게나 나에게나 다행스런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마지막 발표에서 다양한 주제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안락사와 동성결혼, GMO 규제 등과 같은 고전적 주제로부터 최근 이자스민 의원의 ‘초코바 해프닝’ 등에서 나타나는 외국인 혐오, 양심적 병역거부와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 카타르 월드컵의 문제점에서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전망까지. 학생들의 의견에 직접 반박하는 역할을 맡진 않았지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주장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기본적 절차와 학술적 글쓰기의 핵심요소로서의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을 강조했다.

마지막 시간, 학생들과 사진을 찍었다. 대학 때 졸업사진을 거부할 정도로 ‘사진 따위가 뭐란 말인가’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가끔 시간을 거슬러 그때 그 자리 서로의 얼굴을 곰곰이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점점 과거 지향적 인간이 되어가는 것인가.

‘고맙고 수고 많았어. 열 과목 시험 잘 보렴. 기말 과제는 제때 내고.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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