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을 참을 수 있는 애가 산타를 믿을 리가

 

오늘은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가사를 배워보았습니다.

나: 먼저 had better를 배워보죠. had better는 보통 ‘~하는 게 좋을 걸?’ 같은 느낌으로 씁니다. 의사가 심각한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You had better quit smoking.”이라고 말할 수 있죠. 따라해 보세요. “You had better quit smoking.”
학생들: You had better quit smoking.
나: 네 그렇게요. 그런데 이거 선생님이나 남자가 군대 가서 윗사람에게 쓰면 어색해져요. 선생님한테 “~하는 게 좋을 걸?”이라고 말하면 이상하잖아요.
학생들: ㅎㅎㅎㅎㅎ
나: 자자. 근데 이 노래 보면 아래 가사가 나와요.”

‘You better watch out
You better not cry
Better not pout’

보면 had가 빠져있죠?
학생들: 네.
나: 편하게 이야기할 때는 이렇게 ‘had’를 빼놓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Watch out은 조심하는 거… 길가다가 앞에 웅덩이 비슷한 게 있으면 친구에게 “Watch out!”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따라해 보세요. “Watch out!”
학생들: Watch out!
나: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데요. Pout. 이건 입이 뿌루퉁해 지는 거 말하죠. 삐지거나 불만이 있을 때 입이 튀어나온다고 하잖아요?
학생들: 네.
나: 그때 ‘pout’라고 하면 됩니다. 이거 어려운데 외울 때 ‘파’우’트/라는 식으로 ‘우’를 엄청 세게 발음해서 외우면 입이 튀어나오죠.
학생들: (멀뚱멀뚱)
나: 파’우’트.
학생들 (멀뚱) 파’우’트 (멀뚱)
나: 음… 암튼 그렇게 외울 수도 있어요. (먼산 + 마음 속으로 pout)

(중간 생략)

나: 근데 이 부분 사실 좀 무섭기도 해요. “He sees you when you’re sleeping / He knows when you’re awake.” 자고 있을 때 우리를 본다잖아요.
학생들: 헉. 귀신이다.
나: ㅎㅎㅎ 네네. 좀 무섭죠?
학생 1: (학생 2를 향해) 진짜 무섭다. 근데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지.
학생 2: 에이. 귀신이 더 무섭지.
학생 1: 자다 일어났는데 사람이 침대 밑에 숨어 있다. 그게 더 무섭지 않아?
학생 2: 그래도 귀신이면 더 무섭잖아. 귀신이 쳐다보면.
나: 아… 아무튼… 산타에게 선물을 받으려면 울지 말아야 된다네요. You better not cry. 우는 게 뭐가 어때서. ㅎㅎㅎ
학생 2: 찡찡대지좀 마!
학생 1: 어 근데 울음을 참을 수 있는 애가 산타를 믿을 리가 없지 않나요?
나: 와 명언이네요. 결심하고 울음을 참을 나이면 산타를 믿을 리가 없다.
학생 1: 그쵸.
학생 2: 그렇겠네.

(중략)

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서 Sleep in heavenly peace가 나오는데요. 여기 보면 heaven 이라는 단어가 있죠. 이거 반대…
학생들: 헬조선.
나: 아 왜 나쁜 말은 더 쉽게 배우는 걸까요?
학생들: ㅎㅎㅎ
나: 맞아요. 헬hell이랑 반대말. 근데 heaven에다가 -ly 붙이면 ‘천상의, 하늘의’과 같은 뜻이 되죠. Peace는 아시죠?
학생들: 네. 평화.
나: 그러니까 heavenly peace는 천상의 평화가 되죠. 여러분들은 언제 천상의 평화를 느끼나요? 자기 전에 누워서 핸드폰 할 때?
학생 2: (단호하게) 잘 때.
나: ㅎㅎㅎ 역시 자는 게 최고.
학생 1: 음… (작은 목소리로) 조은%?^짤
나: (못 알아들음) 조은… 뭐요?
학생 2: 존.잘.님.뉴.짤… 이요.
나: 아… 존잘님 새로운 짤?
학생 2: 네네.
나: ㅎㅎㅎ 그렇군요. 그때 천상의 평화를 느끼는군요. 그럼 ‘hell’은 언제인가요?
학생 1: (주저 없이) 학교 갈 때.
학생 2: (주문을 외우듯) 학교가야된다. 학교가야된다. 일요일 밤 11시 59분. 학교 가야된다는 생각이 계속 들 때.
학생 1: 아아아아아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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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말아야 할 이유는 단 하나. 산타의 선물.
울어야 할 이유는 그 외의 모든 것.

그래도 오늘 하루
친구들과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
산타를 믿지 않게 되어 버린 나이.
이 아이들이 믿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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