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내공’의 위험성

학술 리터러시를 논할 때 많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쓰는 ‘개념어’ 중에 ‘논문읽기 내공’이 있다. 그런데 리터러시 발달을 도모하기 위해서는’내공’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좀더 분석적으로 성찰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면 데이터베이스 검색 방법, 논문을 읽는 순서, 이론 논문과 실증 논문 읽기 전략, 난해한 이론적 개념들을 익히는 방법, 통계 해석에서 자주 경험하는 문제, 논문 정독 혹은 속독시 걸리는 시간, 한 달에 읽어내는 논문의 총량, 논문 내용에 대한 하이라이트 및 주석 방식, 자신만의 논문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있을 수 있다.

사실 내가 논문출판에서 그닥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순수히 주관적 판단에 의한 ‘애매한 내공’을 너무 오래 신뢰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기 초에 이야기했듯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라고 가르칠 수밖에 없겠다. 그래서 내일은 학생들에게 내공에 대한 애매한 믿음을 어서 저버리라고 말할 것이다. 도무지 분석될 수 없는 내공만큼 애매한 것도 없으니 말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