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 전혀 도움 안되는 애들

몇몇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위 ‘공부에 관심없고 말썽피우는’ 학생들이 종종 “수업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애들”이라는 말로 묘사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워딩은 조금 다르지만 무려(?!) 3명의 교사로부터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교육과 학생에 대한 애정이 큰 분들이 악의 없이 솔직히 내뱉은 말이었기에 과도한 해석을 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표현을 연거푸 접하면서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 아래 두서 없이 던져놓는다.

1. 이 표현은 학생들을 “수업을 돕는” 혹은 “도와야만 하는” 존재로 규정한다. 학생들은 왜 수업을 도와야 하는가?

2. 만약 도와야만 한다면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수업을 도와야 하는가? 수업을 돕는 일은 왜 특정 과목에서 과거에 거둔 성적에 의해 제한되어야 하는가? 성적은 수업에 진입하기 위한 일종의 자격인가?

3. “수업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애들”이 있다면 “수업에 조금 도움이 되는” 학생들도 있고, “수업에 도움이 많이 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움이 안되는 학생들”을 만드는 주체는 학생 자신인가? 수업(교사)인가? 학생이 수업에 도움이 안된다면 수업 또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안되는 것 아닌가?

4. 이러한 구조를 생산하고 인가하는 학교와 제도 또한 “도움이 안되는 학생들”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철저히 방치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에 대한 반대-힘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렇게 보니 짧은 표현 하나에 한국 공교육의 모순이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듯하다. “수업에 도움이 안되는 애들”이 “수업에 도움이 되는 애들”을 넘어 “수업을 확 뒤집어버리는 애들”이 되게 하는 길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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