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총기규제, 그리고 AR-15

Posted by on Jun 13,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혐오와 분노로 가득한 세상에서 이런 대량살상무기를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임을 자랑하는 미국. 하지만 그 내부는 처참할 정도로 썩어 문드러졌다. 완벽하지 않은 세상에서 총기 외엔 스스로를 지킬 방법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완벽하지 않은 세상이기에 모두를 위해 총기를 규제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치고 받고 싸우는 동안, 총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논쟁도, 추모도, 절규도 광폭하고 피비린내나는 야만의 행진을 막지 못한다. 훈련병 시절 가장 무서웠던 건 나같이 운동신경이 그저 그런 사람도 수십 미터 밖 손바닥보다 작은 과녘을 명중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새가슴인 나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군대라는 공간이, 총을 들고 있는 나 자신이 끔찍하고 또 끔찍하게 느껴졌다. 무고하게 죽어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부디 증오와 폭력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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