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학술 글쓰기 수업 종강

Posted by on Jun 15, 2016 in 강의노트, 단상,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영어교육과와 영어영문학과 이외의 단과대학에서 처음으로 맡은 강의. 이번 수업의 키워드는 단연 다양성이었다. 경영학과에서 개설된 수업이었지만 관광학, 가족학, 생물학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수강했고, 한국 학생들 외에 몽고, 타이완, 우즈베키스탄 등의 유학생들이 함께했다. 영어로 된 논문을 써보긴 커녕 거의 읽어보지도 못한 학생이 있었는가 하면, 이미 학술지에 몇 편의 논문을 발표한 ‘베테랑’도 더러 있었다. 가장 흥미로왔던 것은 학생 개개인의 각양각색 삶의 궤적이었다. 학부를 마치고 이제 막 석사과정에 입학한 분들로부터 박사 말년차, 전직 기자, 현직 컨설턴트, 대기업 직원, 심지어는 금융사 임원으로 일하시다가 정년퇴임을 한 분까지 서로 다른 배경의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무척이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번 강의 덕에 나는 ‘팔자에 없던’ 경영학 관련 논문을 찾아 읽을 수 있었고, 다양한 지식에 끌리는 (=한 곳에 집중 못하는) 나의 고질적 단점에 작은 고마움을 느끼기도 했다.

“연구자로 산다는 것은 생활의 상당부분을 읽고 쓰는데 할애하려는 의지와 실천이고, 이런 일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습관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학기를 마치며 한 학생이 몇 장에 걸쳐 빼곡히 정리해 보내준 ‘이번 학기에 수업을 통해 배운 점’에 맨 처음 언급된 내용이다. 첫 시간에 지도교수가 내게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그걸 퍽 인상깊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사실 학문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가 메아리로 돌아왔을 때, 기쁘고도 괴로왔다.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지금 내 모습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떨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괜찮(아야만 한)다. 머지 않아 내 한계를 훌쩍 넘어서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기에.

이렇게 2016년 첫 학기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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