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스며든 차별의 언어

장면 1. 한 카페.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각자 노트북을 놓고 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책상에는 유럽 여행 책자 몇 권이 널브러져 있다.

“사진 볼래? 지난 번에 갔다 오면서 찍은 거.”
– “어어 보자.”
“이건 OOO고… 이건 OO…”
–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저 장애인은 누구냐?”
“누구긴 누구냐 나지. 새X야.”

겉으로 보기에 두 사람은 아무런 장애가 없었다.

장면 2. 하교시간, 교복 입은 남자 고등학생 두 명.

“야 음료수 사줘.”
– “내가 왜 사. 이 ㅆㅂㄴ아.”
“지난 번에 샀잖아. ㅆㅂㄴ 기억도 못하냐?”
– “웃기고 있네.”

두 남고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여성을 극도로 비하하는 욕설로 서로를 부르고 있었다. ‘유쾌한 우정의 과시’였을까? 남자를 비하하는 상황에 왜 여성에 대한 비속어를 쓰고 있는 것일까.

어제 오늘 겪은 두 장면은 일상어에 스며든 장애인, 여성 차별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들은 아마 ‘장애인을 비하하지도 않았고, 여성혐오를 드러내지도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들이 깨닫지 못한 것은 구체적 대상을 향해 표출되는 차별과 혐오는 내면에 스며든 차별과 혐오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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