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와 자기주도학습

Posted by on Jun 20, 2016 in 강의노트, 과학, 링크, 수업자료 | No Comments

놀이 연구자들은 아동기 놀이(play)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자기주도성(self-directedness)을 꼽는다. 주어진 각본과 규칙에 충실히 따르는 행위는 본격적인 놀이라고 부를 수 없으며, 설령 어느 정도의 구조가 주어지는 경우라도 참여자들이 유연하게 구조를 바꾸고 변주(improvise)할 수 있어야 놀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자기주도학습 열풍 속 학생 대다수는 놀이에 참여할 기회를 잃은 채 자란다.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은 ‘중독’이라는 무시무시한 딱지가 붙어 있어 놀이의 영역에 포함되지 못한다. 일체의 물리적, 심리적 환경이 일(학업)에 집중하기 위해 재조직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놀이의 부재를 채우는 것은 ‘어른들’에 의해 정의되고 모니터되는 ‘자기주도’다. 자기주도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최적의 활동을 앗아간 세대가 자기주도적이지 못한 다음 세대를 꾸짖는 격이다.

진짜 자기주도를 원한다면 제대로 놀게 하자. (AI 타령은 좀 식상하지만) 알파고 시대, 진짜 배움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놀이에서 시작된다. ‘노는 게 남는 거다’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사진 출처: The Decline of Play and Rise of Mental Disorders (by Peter Grey, Boston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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