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수단의 개념화, 그리고 관사

교통수단을 표현할 때 <by + 무관사 명사> 가 자주 등장합니다. “by bus, by train, by car, by plane, by bicycle” 등의 표현이 대표적이죠. 그런데 ‘타다’라는 동사와 같이 쓸 때는 이게 좀 복잡합니다. 대표적으로 take와 같이 쓰이는 bus/subway/taxi 를 생각해 보시죠.

a. I take a bus to work.
b. I take the bus to work.

특별한 문맥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 그러니까 특정한 버스를 가리킨다거나 하지 않는 경우에 위의 두 문장은 특별한 문제 없이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나 버스 타고 일하러 간다.”의 의미로 말이죠. (이 설명이 맞는지 두 원어민 화자에게 물어봤더니 놀랍게도 한 친구는 a를, 다른 친구는 b를 선호한다고 하더군요. 데이터로서 두 명은 너무 작은 숫자이니 무시할만 하지만, 원어민들의 직관이 반대라는 점이 흥미로왔습니다.)

그런데 subway의 경우는 다릅니다. 정관사만 가능하죠.

c. I take a subway to work. *
d. I take the subway to work.

위의 별표는 문법적으로 옳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버스의 경우에는 “하나의 시스템으로서의 버스(the bus)” 혹은 “여러 버스 중 하나(a bus)”를 상정할 수 있지만, 지하철의 경우에는 “하나의 (추상화된) 시스템으로서의 지하철(the subway)”으로만 개념화됩니다. 셀 수 있는 개체로 개념화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a subway, two subways… 이거 어색하잖아요?)

그런데 taxi는 조금 애매한 듯합니다. Bus의 경우 the bus/a bus의 차이가 확연하지 드러나지 않고, subway의 경우에는 정관사가 반드시 필요한데요. Taxi는 기본적으로 부정관사 a를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the taxi”를 사용하기도 하죠. 전통적인 O/X 문법 문제라면 take a taxi가 정답으로 인식되겠지만 take the taxi를 사용하는 인구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죠. 대략 아래처럼 표현이 될까요?

e. I took a taxi to work. > f. I took the taxi to work. (이렇게 표현했지만 a taxi가 훨씬 많이 쓰인다는 점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개념화(conceptualization)라는 측면에서 정리해 보면 사람들은 택시를 셀 수 있는 개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에 비해 지하철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구요. 버스는 그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한다고 해야 할까요? 복잡하지만 아예 패턴이 없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관사 갈수록 어렵네요. 강의 해야 되는데 말이죠. 가능할까요? ㅎㅎㅎ

#관사공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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