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귀가

Posted by on Jul 7,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지하철 안. 내릴 시간. 일어선다. 문 앞에 선다. 출구에 붙은 등짝, 매달린 가방이 나를 쳐다본다. 문가에는 순식간에 ‘인간 자기장’이 형성된다. 윽 비좁은 공간 사이로 한 사내가 끼어든다. 휴우. 뭐가 그리 급하신지.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잠시 후 문이 열린다. 언짢은 마음을 뒤로 하고 걸음을 내딛는다. 사내가 두리번거린다. 후다닥 옆칸으로 들어간다. 키득키득. 나는 씨익 웃으며 그를 바라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표정이다. 담엔 그렇게 끼어들지 마시라, 그래봐야 별 거 없다, 그는 듣지 못할 이야기를 건넨다. 지이이이잉. 사내의 얼굴이 내 옆을 스쳐간다. 부디 느긋한 밤 되시길. 20여년 전 일시정지했던 음악을 플레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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