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정성 원리 그리고 질문

Posted by on Jul 10, 2016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일상 | No Comments

한 친구의 혜안에 무릎을 탁 쳤다. 그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교육에서의 질문과 관련시켰다. 누군가의 상태-그것이 인지적이든 정서적이든 사회적이든-를 알아보기 위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질문을 받는 사람은 그 *질문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되고, 따라서 교수자가 학생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단정할 수 없고 모든 것이 확률적이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인류학과 사회언어학에서의 ‘관찰자의 역설(The observer’s paradox)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거라고 답했다. 이에 따르면 관찰자의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이 바뀐다. 사람이 아니라 비디오 카메라나 MP3 레코더여도 영향을 준다.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가 계속 전달되는데 ‘아무도 없다고 칠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혼자 뭔가를 할 때와 상호작용할 때 인지는 달라진다. 소통 행위 중에서도 질문은 특히 상대방을 특정한 포지션으로 몰아넣는 힘이 있다. 그런데 교수학습 상황은 본질적으로 상호작용에 기반한다. 적어도 수업 상황에서 ‘홀로인지’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철학자들은 세계를 단지 여러가지로 ‘해석’해왔을 뿐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변혁’하는 일이다.” (마르크스, <포이에르바흐에 관한 테제> 마지막 구절)

대화의 끝에 내 맘에 남은 구절이다. 교육이 소통과 상호침투라면 상대의 상태를 정확히 해석하려 드는 시도는 참으로 앙상하다. 학습자는 선생을 변화시키고 선생은 학습자를 변화시키고 학습자는 또 다른 학습자를 변화시킨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지, ‘지금의 너’에 대한 빈틈 없는 양화(量化)가 아니다.

우상(icon)과 우상파괴자(iconoc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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