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의 뮤지션

Posted by on Jul 12, 2016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시커먼 남자 아이 셋. 작은 방 한 켠 낡은 피아노 하나. 막내는 잘 때 피아노 옆을 고집했다. 단지 사랑하는 악기 곁에서 잠들고 싶다는 마음만은 아니었다.

눈 비비며 하루를 맞는 시간. 누운 채로 긴 팔을 올려 피아노 뚜껑을 여는 막내. 따르르르릉 자명종 소리는 막내의 뚱땅거리는 피아노 연주로 이어진다. 이내 흐물거리는 몸을 앉히고 즉흥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막내는 비록 음악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내 마음 속 가장 멋진 뮤지션으로 남아 있다.

간만에 그가 만들고 연주한 곡을 듣는다. 비가 좀더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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