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영어공부를 허하라!

한국 중등영어교육의 문제가 한둘은 아닙니다만 요즘 곰곰히 생각해 보는 건 이겁니다.

“(영화, 광고, 힙합, 유머, 만화, 소설 등) 재미난 걸 가지고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싫어한다. 시험에 안나오니까. 시험에 도움이 안되니까.”

영어학습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있습니다만, 아주 단순화시켜 보면 ‘동기(재미)X노출X활용’ 의 함수로 설명됩니다. 동기와 재미를 유지하면서 오랜 시간 언어를 접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이 원하는 의미를 표현해 봐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재미가 없으면 오랜 시간 노출되는 게 괴롭습니다. 인지적인 면에서 특정 교과내용에 지속적인 주의(attention)를 가능케 하는 동력은 재미와 관심인데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학생들의 흥미와는 거리가 멉니다. 지속적으로 언어에 노출되지 못하면 의미를 표현하기 위한 레퍼토리를 쌓기 힘듭니다. 말하고 쓸 꺼리가 없으니 영어와 나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게 되고요. 동기와 재미는 점점 떨어집니다. 악순환이죠.

수업을 온통 영화와 팝송으로 채우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재미난 꺼리를 수업에 도입하면 ‘영어 수업이 이래서는 안된다’라는 비판을 받게 되는 구조에는 분명 문제가 있죠. 교육과정에 명시되어 있는 영어과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재미 있는 영어공부가 필요합니다.

“재미난 영어공부를 허하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실현되기 힘든 요구가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선생님들도 재미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모두에게 재미 없는 영어공부는 왜, 누구를 위해 계속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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