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더운 낮의 꿈, 혹은 그리움

Posted by on Jul 27,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더위에 앉은 채 깜빡 잠이 들었다.

공부하던 학교에 갔다. 여전히 허름한 Sparks의 그때 그 교실. 선생님들 대부분이 퇴임하셨고, 친구들도 다 졸업했다. 날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교수로 부임한 옛 친구가 반가운 인사를 건넸고, 대번에 로봇임을 알 수 있는 학생 둘이 구석에 앉아 있었다. (커다란 사기 주전자를 뒤집어 쓴 듯한 친구는 예전에 즐겨보던 만화영화의 등장인물을 연상시켰다. ㅠㅠ) 세미나 주제는 자연어 처리. 쓱 보니까 방금 공부하던 파싱(parsing) 관련 내용이었다. 세미나가 끝나고 나서야 등장한 지도 교수는 너무나 늙어 있었다. 반가움보다 큰 슬픔이 밀려왔다. 얼마 전 큰 상을 받으실 때 목이 메어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건강은 괜찮으세요?’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려고 하는데 지이이이잉~ 핸드폰이 울린다. 스팸이다. 진짜 괘씸한 스팸이다. 젠장.

더위와 싸우다가 멍때리다가 졸다가 하루가 갔다. 어렸을 때 ‘더워 죽겠다’는 습관적인 과장법이지만 노인들에게는 실존을 위협하는 열마熱魔에 대한 객관적 진술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다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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