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사의 유연함

관사는 생각보다 유연합니다.

1. ‘Wood는 물질명사’라고 쓰여진 교재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맞는 설명입니다. ‘Wood’가 ‘목재’의 의미로 쓰였을 때는 분명 재료를 나타내는 명사로 셀 수가 없습니다.

한국어로도 비슷한 개념을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이 탁자는 목재로 만들었어”라는 문장을 “이 탁자는 두 목재로 만들었어”라고 표현하면 어색합니다. 이에 비해 ‘이 탁자는 나무 두 그루로 만들었어’는 충분히 가능한 문장이죠. 영어에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는 ‘tree’에 해당하기 때문에 ‘a tree’나 ‘two trees’는 자연스럽지만 ‘a wood’나 ‘two woods’는 모두 비문법적이라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wood’가 ‘숲’의 의미로 사용될 때에는 ‘a’가 붙을 수 있습니다. ‘A dark wood’라고 하면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숲을 말합니다. ‘A dense wood’도 수풀로 빽빽한 숲을 말하죠. “A wild wood”라는 표현도 가능합니다.

따라서 ‘wood 앞에는 a가 붙을 수 없다’는 설명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Wood가 ‘목재’라는 의미로 사용될 때는 셀 수 없는 명사로 간주되고, a가 붙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겠죠.

그런데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일반적인 숲을 나타낼 때는 ‘the woods’와 같은 형태가 가장 자주 나오기 때문입니다. ‘숲에서’는 ‘in the woods’로 표현하는 것이죠.

이와 같이 wood는 의미에 따라서 관사가 없이 쓰일 수도 있고, 부정관사와 같이 쓰일 수도 있고, 정관사와 짝을 이룰 수도 있습니다. 관사의 쓰임이 생각보다 유연한 것이죠.

일전에 ‘관사를 그 자체로 생각하기 보다는 명사의 용법으로 이해하라’고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관사가 유연하다’는 말은 ‘대부분의 명사들은 그 의미와 용례가 다양하다’는 말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명사의 뜻과 맥락에 따라서 관사가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2. 그렇다고 해서 모든 명사가 자유자재로 가산명사, 불가산명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research를 봅시다. 미국영어를 기준으로 ‘연구’를 나타내는 research는 셀 수 없는 명사입니다.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을 셀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연구 하나 하나를 가리키는 말은 뭘까요? 물론 research를 활용한 명사구를 만들어 ‘a research project’라고 쓸 수도 있지만, 좀더 널리 쓰이는 표현으로 ‘study’가 무난합니다. ‘A study’, ‘two studies’ 이렇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의 에세이를 검사하다 보면 ‘a research’ ‘two researches’와 같은 표현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Research는 그닥 유연하지 못한데, 이 점을 파악하지 못하였기에 이런 표현들이 나오는 것입니다.

3. 이같은 오류를 피하는 방법은 뭘까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틀려도 되는 분들은 그냥 감으로 쓰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구글 등의 검색엔진을 통해 용법을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사전에서 명사를 찾았을 때 ‘가산명사(Countable)’와 ‘불가산명사(Noncountable)’ 혹은 ‘물질명사(Mass noun)’ 등의 설명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관사 사용의 정확성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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