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아니길

Posted by on Aug 20,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토요일 오전 한산한 지하철, 야호! 임산부석 말고도 맨 가 자리가 두 개나 있다. 두어 정거장 지났을까. 열 서너살 쯤 된 여학생이 옆에 와 섰다. 바이올린 케이스를 세워 왼손으로 잡는다. 음악하나 보다 생각하는데, 전화하던 이 친구, 눈물이 터졌다. 좀 우는 게 아니라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꺼이 꺼이 운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본의 아니게 듣게 된 이야기. 왠지는 모르겠지만 엄마가 바이올린을 그만두라고 했나 보다. 아니 때려치라고 했던 듯하다. 토요일 레슨을 가면서 그 상황에 대해 누군가에게 눈물로 하소연하는 듯… 지하철에서 그렇게 서럽게 우는 이는 처음 봤다. 아마 대부분의 승객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하필 티슈도 손수건도 없다. 안타깝다고 뭘 해줄 수 있겠나. 안타까운 시선은 허공에 흩어지고 친구는 내렸다. 부디 오늘 연습이 마지막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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