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평등주의 – 소설가 김탁환

“배역에선 단역이지만 자신의 삶에서 그는 주인공이었다. 그 후로 나는 소설을 쓰기 전 등장인물 노트를 쓸 때, 주인공부터 단역까지, 똑같은 분량으로 삶을 정리하고 있다. 소설에선 비록 단 한 장면만 나오더라도, 자신의 삶에서 그는 대부분을 일군 주인공이다. 등장인물을 ‘기능’의 측면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보려는 것이다. 나는 종종 웃으며 이것을 ‘등장인물 평등주의’라고 부르곤 했다. 시간에 쫓기면 그 인간의 ‘기능’만 눈에 띄지만, 여유를 갖고 작품에 나오는 이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존재’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한 것이다.” – 김탁환

소설가 김탁환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교실이 떠올랐다. 성적이라는 기준으로, 스펙이라는 기준으로, 지력이라는 기준으로, 주거지라는 기준으로 갈리는 ‘주인공’과 ‘단역’들. 하지만 그 무엇도 그들의 삶을 줄세울 수 없음을 안다. 이 어그러진 구조는 나에게 무조건 A부터 C까지의 점수를 강요하지만, 교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평등하게 대해야 함을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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