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생각 몇,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Posted by on Nov 17, 2016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잡생각 몇,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개인적으로 11월 말과 12월 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커지는 시기다. 방학과 새 학기가 어찌될지 모르는 상태로 지내야 하기 때문인데, 비정규직 강사로서 늘상 겪지만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계절, 모든 것을 압도하는 정국의 소용돌이로 나의 불안감은 하찮아 보이기까지 한다.

시대에 휩쓸려가지도 내면으로 도망가지도 않는, 역사의 속도와 나의 심장박동을 엮어 삶의 리듬을 만들어내는 내공에 아직 이르지 못한 자신을 발견한다. 비틀거린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적지 않은 이들 또한 나와 비슷한 상황임을 깨닫는다.

‘다들 힘들구나.’

손을 내밀면 폐가 될까 두렵고, 팔짱을 끼고 있으면 화난 사람으로 보일까 두려운 시절이다. 이렇게 밖에 느낄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학에 뭘 해야 할지 머리를 굴린다. 늘 그렇듯 어떤 일이든 일어나고, 어떻게든 ‘살아질’ 것이다. 그럴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웃으며 ‘뭐 별일 없지’라고 말하는 이들의 얼굴에 스치는 고통을 알아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덧.

지난 주 성긴 언어로 마음을 나누었던 학생이 다시 메일을 보내왔다.

“어제 광화문에 다녀왔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찬 바람에도 춥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학생이 말하는 ‘사람들’, 백만 중에 하나로 있었다는 아무것도 아닌 사실에서 아주 작은 힘을 얻는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 그저 함께 버텨내는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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