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한주 전, 짧은 소회

Posted by on Feb 23, 2017 in 단상, 영어로 글쓰기, 일상 | No Comments

1. 어제 밤, 처음으로 학생과 함께 쓴 논문의 최종교정지를 받았다.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그에게 깊이 고맙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어 얼굴 한 번 붉히지 않고 지난한 과정을 함께할 수 있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길 바란다.)

2. 국내 논문임에도 해외 논문 출판에 드는 공력의 세 배는 넘게 들어갔다. 국내 저널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정말 쉽지 않더라. 어떤 저널인가보다 어떤 심사자인가가 더욱 중요한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 분의 리뷰어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코멘트를 갈음한다.

3. 영어로 논문쓰기 강의가 한 번 남았다. 시간강사의 밥벌이로 시작한 면이 없진 않지만, 글쓰기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퍽 즐겁다. ‘방학 때 보자’며 공수표를 날렸던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이번 강의가 맺어준 인연을 소중하게 간직하기로 한다.

4. 지난 학기에는 강의를 좀더 하고 싶었으나 못했고, 이번 학기는 적정수의 강의보다 더 많이 들어왔다. NO라고 하는 순간 더 이상의 제안이 없을 거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히지만, 의욕도 궁핍도 체력 혹은 노화를 이길 수는 없다. 먹고 사는 것도 살아야 할 수 있는 일이다.

5. 새로운 학기, 강사생활 이래 가장 바쁜 스케줄이다. 걷기와 심호흡의 생활화가 필요하다. 패닉금지!

6. 탄핵요구를 위한 집회는 속히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새로운, 좀더 근본적인 시작이 필요한 시점 아닌가. 땅을 갈아엎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자는데 쓰러져가는 건물 금에 청테이프 붙이는 소리 하는 사람들이 적잖아 보인다.

7. 이젠 교실 밖에서의 삶에 대해서 고민할 때가 온 것 같다. 2017년이 삶의 분수령이 될지도 모르겠다.

길었으나 존재하지 않았던 방학의 끝.
짧지만 선명하게 기억될 만남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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