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스케치

<종이찢기>

“학원은 어때요?”
“그냥 똑같애요. 아 얼마 안 있다가 또 시험대비 한대요.”
“아 빠르네요. 시험 때 학원 가서 공부하는 거랑 집에서 하는 거랑 어떤 게 더 나은 거 같아요?”
“음… 집은 공부하는 데가 아니예요. 학원 안가면 카페같은 데 가서 있고 그래요.”
“ㅎㅎㅎ 그렇죠. 제가 괜한 질문을 했네요. 집에서 잘 노나 봐요.”
“특별히 할 거는 없는데 그냥 이것 저것 하고 놀아요.”
“시험 때는 더 놀고 싶죠? 저도 대학교 때 시험공부 하려고 하면 평소 관심도 없었던 책, 영화, 뭐든 다 눈이 가더라고요.”
“저는 시험 때는 종이만 찢어도 재미있어요.”
“ㅎㅎㅎㅎ (종이 찢는 제스처를 취하며) 종이만 찢어도 재미있구나.”

===

<웃긴 선생님>

“새로운 선생님들은 어때요?”
“OO 과목 선생님이 웃거요.”
“왜 뭐가 웃겨요?”
“자꾸 수업하다가 다른 선생님 뒷ㄷㅁ 까요.”
“정말요?”
“네네. XX과목 선생님하고 친하대요. 근대 맨날 그 선생님 가지고 뭐라 해요.”
“아 친하다고 막하시는 건가요? ㅎ”
“지난 번에는 XX 선생님이 머리스타일을 바꿨는데, 그거 가지고 엄청 뭐라 했어요. 그게 어울리냐고. 진짜 이상하지 않냐고.”
“ㅎㅎㅎ 재미난 선생님이네요.”

===

<멀뚱멀뚱, 하지만 성공!>

“자 Could를 쓰면 Can보다 좀 공손하게 들려요. 왜 그런지 설명해 볼게요. 이게 좀 어려운 이야긴데 들어봐요.”
“네.”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잖아요.”
“(멀뚱멀뚱)”
“그래서 오로지 현재에 있는데, 현재는 직접 볼 수 있죠?”
“네.”
“과거는 지금 눈 앞에 보이는 게 아니라 기억을 더듬어야 되잖아요. 옛날 생각 하려면. 눈 앞에 펼쳐지는 건 현재. 머리 속에 담긴 건 과거.”
“(당연하다는 듯 멀뚱멀뚱)”
“조동사도 그런 게 있거든요!”
“(계속 멀뚱멀뚱)”
“그래서 조동사도 Can이나 May같이 원래 형태로 쓰면 좀더 직접적이고 ‘들이대는’ 느낌이고요.”
“(포기한 듯 멀뚱멀뚱)”
“Could나 might를 쓰면 과거처럼 좀 거리가 느껴지는 거죠. 멀다고 해야 하나.”
“(모르겠다는 듯 멀뚱멀뚱)”
“그니까 정리하면, 지금 눈 앞에서 확 들이대면서 이야기하는 거랑 옛날 이야기하는 거랑, 어떤 게 더 강하게 느껴질까요?”
“들이대며 이야기하는 거요.”
“그쵸? 그건 알겠죠?”
“네.”
“그것처럼 조동사도 과거형을 사용하면 힘도 빠지고 들이대는 것도 덜한 거예요. 오케이?”
“네.”
“그래서 확 들이대는 Can you? 보다는 과거형을 사용한 Could you? 가 더 공손하게 느껴지는 거죠.”
“…”
“그럼 친한 친구한테는 Can you를 자주 쓰겠어요? Could you를 자주 쓰겠어요?”
“Can you요.”
“오케이 좋아요.”

(한주 후)

“자 지난 주에 Might랑 may랑 어떤 게 더 직접적이라고 했죠?”
“May요.”
“Can 이랑 could 중에서는?”
“Can이요.”
“(쾌재를 부르며) 정확히 기억하고 있네요!”

한 주에 한 시간이 뭐 대수냐 싶지만 또 이렇게 기억해 주는 친구들 덕에 기쁨으로 가르칩니다.

3월도 절반이 넘게 갔습니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