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퍼와 프리젠터

Posted by on May 21, 2017 in 수업자료, 영어, 일상 | No Comments

1. 어느 장단에 춤추라고요?

오래 전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생긴 일이다. 일회용 컵에 음료를 받아 조금 걸어야 하는 상황.

나: “여기 이거 음료 마개 있잖아요. 꼽는 거.”
점원: “아 (당당하게) 스타퍼(stopper) 말씀하시는 건가요?”
나: ” 그걸 스타퍼라고 하나요.” (‘마개 놔두고 왜 스타퍼라고 하는지)
점원: 네네. 여기 있습니다.
나: 감사합니다.

‘스타퍼’라는 유려한 발음을 듣는 순간 말문이 막힐 뻔했다.

몇주 뒤. 같은 가게, 같은 상황.

나: (그래 당신들의 용어를 써주겠어) 저 여기 스타퍼 하나 주세요.
점원: 네??
나: 스타퍼요. 들고 가야 되는데 샐까…
점원: (말을 끊으며) 아 마개 말씀하시는 건가요?
나: 네네. 마개요. 음료 안새게.
점원: (살짝 짜증나는 눈빛을 흘리며) 여기 있습니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지.
다음부터는 무조건 마개다.

2. 파워포인트 ‘넘기는 거’ 구입기

지난 겨울, 강의를 위해 파워포인트 ‘넘기는 거’를 구입했다. 그 문구점 앞을 지나다가 당시의 짜증이 다시 올라왔다.

“저 파워포인트 넘길 때 쓰는 도구가 필요해서요. 클리커(clicker)라고 하나요?”
– “클리커요?”
“네.”
– “(전혀 모르겠다는 듯) 클리커가 뭐예요?”
“파워포인트 넘길 때 (엄지손가락으로 검지 손가락을 누르며) 이렇게 누르는 거요.”
– “(손님의 한심한 어휘 사용을 비웃는 듯한 말투로) 아 프리젠터?”
“아 그걸 프리젠터라고 하나요?”
– “네. 클리커라고는 안해요.”
“네네. 프리젠터 주세요.”

그렇게 프리젠터 샀다.
클리커는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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