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적 신념이라기 보다는 비과학적 오해들

Posted by on Jun 6, 2017 in 강의노트, 단상 | No Comments

한국어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이 자주 보인다. 한국어가 모든 언어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느니, 철자와 소리 대응이 1:1로 투명하기에 어떤 낱말이든 명확히 발음할 수 있다느니 하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과 결합된 형태로 유포되는데, 실상 민족주의적 신념이라기 보다는 비과학적 무지의 소산이다.

인간은 자기중심의 세계관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다. 전지적 작가의 관점에서 세계를 경험하고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하나의 몸뚱아리로 보고 듣고 느끼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문에 공부가 필요하다. 자기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우주의 티끌만도 못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가기 위해서 말이다. 이 원리는 ‘우리’라고 불리는  것들에 대한 일체의 탐구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우리가 소중하다고 해서 우리만이 옳아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를 직시해야만 우리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그 사랑의 끝에서 ‘우리’라 믿어왔던 것을 송두리째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역설적이게도 그 비극을 받아들일 수 개인은 ‘우리’보다 훨씬 크고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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