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S와 원어민주의

외국어학습에서 “원어민주의(native-speakerism)”는 강력한 영향을 발휘해 왔습니다. 이데올로기로서의 원어민주의(-ism)가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은 학습자들이 내재화한 “원어민이 구사하는 외국어가 최고이며 유일한 기준”이라는 생각에서 확연히 드러납니다.

원어민의 권력이 가장 두드러진 영역은 아무래도 발음이 아닐까 합니다. 정확한 문법과 적확한 어휘를 사용하더라도 발음이 ‘구리면’ 절.대. 외국어를 잘한다고 여기지 않는 것이죠.

최근 IOS 11과 구글 번역기의 TTS(Text-to-Speech; 텍스트를 읽어주는 기술)를 만족하며 사용중인데, 아래 링크는 또 다른
차원의 구글 TTS 를 선보이네요. 한번 확인해 보세요.

https://google.github.io/tacotron/publications/tacotron2/index.html

음성을 들으며 간단한 가상대화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성우: 야, 너 이번에 새로 나온 구글 TTS 발음 들어봤냐?
우성: 응. 진짜 장난 아니더라. 이제 사람들이 발음교육에 신경을 좀 덜 쓰지 않을까? 통역기도 엄청 빨리 발전하던데… 몇년 지나면 한국어로 말하면 완벽한 영어발음으로 나올 거 아냐.
성우: 음… 그럴까? 그럼 원어민주의도 좀 덜해지려나?
우성: 무슨 말이야?
성우: 원어민주의란 말이지 블라블라…
우성: 역시 ㅅㅁㅊ. 그래도 잘 설명했으니 용서해 준다. 근데 그래도 원어민교사에게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사라지진 않겠지.
성우: 그렇겠지. 하지만 나중에 학생들이 이런 말 하면 원어민 교사 기분이 어떨까?
우성: 무슨 말?
성우: (장난스럽게) “선생님! 근데 선생님 발음 TTS보다 안좋아요. 그냥 TTS로 들려주시면 안되나요? 거기 버전 중에서 다니엘 레드클리프랑 아만다 사이프리드 목소리 좋은데.”
우성: 아…………

과연 TTS의 비약적 발전은 원어민주의의 위력을 누그러뜨리는 결과를 가져올까요? :)

덧.
원어민주의가 비이성적으로 과도해지면 완벽한 원어민임에도 불구하고 피부색을 이유로 채용하지 않는 관행을 부르기도 합니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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