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앎, 무지, 그리고 감(感)

Posted by on Feb 6, 2018 in 강의노트, 단상, 일상 | No Comments

1. 공부를 할수록 앎은 커진다. 이것은 지식의 양, 개별 지식간의 관계, 지식과 세계의 사태와의 조응 등의 영역에 적용된다.

앎은 채운다. 마음이 차오른다.

2. 하지만 동시에 무지 또한 커진다. 앎의 영역이 넓어진다는 것은 무지의 영역이 거의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다.

밤하늘의 별, 그 너머를 보는 자신은 먼지보다 작은 존재다.

3. 역설적이게도 무지에 대한 자각에 의해 제어되지 않는 앎은 자유를 배반한다.

4. 알 수 없는 것들은 많아지지만, ‘아닐 것 같은 것’들에 감각은 자라난다.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미심쩍은 것들, 그럴듯해 보이지만 치렁치렁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것들을 감지하는 능력 말이다.

5. 아는 것은 산술적으로, 모르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 가운데서 질문을 던지고 의문을 갖는 능(能)은 조금씩 성장한다.

6. 의심의 틈이 생긴다는 건 빛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다음부터는 그 빛이 우리를 이끈다.

7. 이 과정에는 근본적 역설이 있다. 빛을 보고 틈이 있음을 아는 것이 아니라 틈을 감지할 때 빛이 들어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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