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1주년

Posted by on Mar 10, 2018 in Uncategorized, 단상, 일상 | No Comments

새벽까지 일하다가 천근만근 몸을 뉘였다. 잠이 오지 않아 한참을 뒤척였다. 꿈속에서도 전에 일했던 직장들을 전전하며 또 일했다. 퇴근 후 광장에 나가 “이제 다시 시작이다!”를 외쳤다. 잠에서 깨어나 어제 보내기로 해놓고 까맣게 잊은 자잘한 서류들이 생각났다. 딱 부서지지 않을 정도의 몸상태로 너무 오래 달려왔다. 쉬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내일 오전에 있다.

나는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힐끔거리며 핸드폰을 본다. 한 학생과 눈이 마주친다. “그냥 궁금해서요.”라며 씨익 웃는다. 삽시간에 교실 전체가 들썩거린다.

“잠깐 쉬었다가 하죠.”

복도로 나가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딱 그 정도로 눈물을 흘린다.

수업 후반부가 시작된다. 나는 힘주어 말한다.

“오늘 수업 이제부터가 중요해요.”

2017.3.9.

탄핵심판 하루 전 썼던 글. 한 해가 지났고, 그간 큰 변화가 있었지만 하루하루의 일상은 여전하다.

누가 누구를 높이거나 숭앙崇仰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에게 박수쳐 줄 수 있는 순간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몇몇 사람들이 삶을 통째로 갈아넣어야만, 사라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무릅써야만 가능한 변화 따위는 없는 세상이 오길 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언제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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