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억하기, 우리의 말을 만들어가기

Posted by on May 12, 2018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금요일 오후, 1년 만에 한 학생을 만났다. 여름 졸업 예정으로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그는 수업이 없는데도 나를 만나러 학교에 왔다고 했다. 그리고 “읽으시면 많이 웃으실 거예요. 그리고 제가 두 페이지나 썼어요!”라며 편지를 건넸다. 나는 편지를 열어보기도 전에 내내 웃고 있었다.

돌아와 책상에 앉아 편지를 읽어내려가다가, 한해 전 <언어와 사고> 수업에서 내가 했다는 이야기와 마주쳤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뇌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없듯이, 자기 인생이라고 해서 모든 걸 다 안다고 뽐내지 말고 나그네처럼 지나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저도 나그네와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려고요!!”

까맣게 잊고 있던 이야기. 아마도 앎과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 언급하면서 꺼낸 이야기이리라. 그의 글을 통해 돌아온 말은 이제 ‘나의 말’이 아니라 ‘우리의 말’로 기억될 것이다. 누구보다 열심으로 수업을 경청하던 그가 진학에 성공해 멋진 교사로 성장하기를, 나그네 된 선생들로 만나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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