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당’한 세대의 아픔

 

나는 ‘포기자 담론’에서 포기의 주체를 학생들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한다. 물론 면밀한 조사를 통해 교과교육의 실태를 파악하고 학생들의 아픔을 보듬어 안아 소위 ‘포기자’를 줄이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순서가 틀렸다는 생각이다. ‘학생들의 포기’ 이면에는 국가와 교육당국, 일부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포기가 있고, 이러한 포기의 핵심에는 교육에 대한 이 사회의 포기가 자리잡고 있다.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 대한 보살핌을 포기하고, 교육체제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을 포기하고, 국가는 새로운 시민을 키워내기를 포기했다. 이렇게 보면 분명 학생들은 포기’당’한 것이다. 사회경제적으로, 교육적으로 내팽개쳐진 세대가 배움의 일정 부분을 포기하는 것이 이상한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전통적인 교육의 요소는 <교사-교육내용-학생>의 세 축으로 설명된다. (이 모델의 정합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으나, 논의를 위해 잠시 차용한다면) 핵심적인 문제가 ‘교육내용’에 있는가?

나는 도리어 교사와 학생의 문제, 관계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관계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교사나 학생 개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제도적 역학이다. 교육과정의 양과 내용에 대한 토론은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것이 핵심이 될 수는 없다. 개별 주체들의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 노력의 범위와 깊이를 정하는 것은 구조적 요인이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 정확히 3년 전 오늘 쓴 글을 하필 오늘같은 날 읽게 된다. 교육정책은 늘 ‘표류중’이었으나 이젠 더욱 거센 격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문제는 언제나 존재했으나 그나마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문제로 느리게 전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로 큰 흐름이 단절되었다. 지난한 싸움이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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