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대책 잡감

Posted by on Sep 14, 2018 in 단상, 집필 | No Comments

집을 가지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가질 일이 있을까 갸우뚱하며, 투자를 위해서 집을 산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보면 세상이 이토록 시끄러운 게 외계의 일 같다. 경제를 모른다 해도 괜찮고 나이브하다 핀잔을 줘도 괜찮고 그러니 집이 없지라고 타박해도 괜찮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적잖은 정규직 노동자들 및 영세 자영업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수십 억 부동산 가진 이들에게 적절한 책임을 물겠다는 조치를 ‘세금폭탄’으로 몰아가는 사회는 분명 제정신이 아니다. ‘니가 부동산이 없어 그런 소리를 하지’라고 말한다면 ‘바로 그거다’라고 말할 것이다.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야 한다. 있는 척, 앞으로 있을 것 처럼 말하는 것은 철저한 기만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이 사회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으로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갈 새로운 세대에 대해. 없음을 가리기 위해 있음의 편에 서는 기만을 언제까지 봐야할까 하는 질문과 맞딱뜨릴 때마다 마음이 갑갑해진다. 부끄러운 건 없음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모르는 것인데.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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