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나 (Myself)

삶을 위한 영어공부, 나(MYSELF)를 온전히 아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영어학습을 위해 나 자신(MYSELF)을 안다는 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요? 그건 학습자로서 나를 돌아본다는 것입니다. 유행이나 마케팅과 같은 커다란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과 영어공부의 관계를 성찰한다는 뜻입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면서 배우는 주체로서 MYSELF를 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Mission: 영어공부의 목표

자신이 영어를 공부하여 무엇을 성취하려 하는지 확실히 해야 합니다. 먼저 왜 발음도 잘 안되는 ‘꼬부랑 말’을 계속 공부해야 하는 건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학습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다면 한번쯤 자신의 ‘영어공부 미션’을 정리해 보시길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목록에 ‘Mission Impossible’만 잔뜩 늘어놓는 과오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상에 발딛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영어학습의 목표”를 기술하라고 하면 대개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시험 점수 등의 측면에서 이야기합니다. “문법을 잘하고 싶다”거나 “듣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토익 OOO점 이상” 같은 식입니다. 물론 이런 목표들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마시고 한 걸음 더 나아가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의 미션을 구체적인 액션 플랜(action plan)으로 펼쳐보십시오. 목표달성을 위해서 밟아야 할 수순들을 하나하나, 꼬장꼬장하게 열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듣기를 늘린다”가 아니라 “유튜브 채널 OOO의 영상을 하루 1개 3번 반복해서 듣고, 모르는 단어들을 찾아 정리하며, 1분 분량을 받아쓴 후, 흥미로운 표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함께 공부하는 친구와 공유한다”와 같이 정의하는 것입니다. 영어공부의 목표는 세부 실행계획으로 기술될 때 현실이 될 가능성 또한 커집니다.

2. You: 영어 활용의 상대

이것은 영어를 공부해서 어떤 상대(you)에게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는 것으로, 위의 Mission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회화 공부라면 상대 대화자가 누가 될지, 쓰기라면 누가 독자가 될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이를 확실히 하지 않고 막연하게 ‘말하기, 쓰기를 잘하고 싶다’고 희망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상대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 경우에는 세 가지를 고려해 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드라마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마치 누군가와 이야기하듯’ 영어를 공부해 보는 것입니다. 특정한 배역을 맡아서 연기하듯 공부하는 것이죠. 두 번째는 ‘특정 주제에 대한 토크 혹은 프리젠테이션 하기’와 같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이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해 보는 것입니다. 블로깅을 하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지속성을 담보할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으로는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거나 시중에 나와 있는 인터넷 기반 면대면 회화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겁니다. 실제로 사람을 보며 떠들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You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언어는 사회적 행위 중에서도 상호작용의 중요성이 극도로 높은 영역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분명 있지만 말하기와 쓰기와 같은 영역에서는 소통을 통해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언어학습에서 실제적인 소통과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소통의 상대인 You를 찾아보려는 노력은 분명한 가치가 있습니다.

3. Satisfaction: 만족

외국어학습 이론서나 영어관련 대중서에서 좀처럼 언급되지 않는 것이 학습자의 만족입니다. ‘마땅히 배워야 할 것’을 ‘올바른 방법’으로 배워야 하는 상황에서 학습의 과정에 개개인의 만족감이 끼어들 구석이 없습니다. 여기에는 괴로워도 참고 이겨내야만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는 가정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공부야말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됩니다.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공부 전날 밤 자면서, “내일은 OOO 공부한다. 신난다!”라고 스스로에게 속삭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겁니다.

좋아하는 배우의 인터뷰 기사일 수도 있습니다. 팝송의 가사나 보다가 덮어둔 문법서의 한 챕터일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메타포 모음집 혹은 우연히 마주친 비즈니스 표현 웹사이트일 수도 있습니다. ‘덕질’의 대상이 되는 용어들일 수도 있고, SF 영화를 다룬 영화 블로그일 수도 있습니다. 그 어떤 것이든 공부하는 게 기쁘고 기다려지는, 하루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서 씨익 웃을 수 있는 내용을 찾아보는 겁니다. 이를 통해 소소하지만 설레는 하루하루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4. Ego: 자아

“심리학 강의도 아닌데 웬 자아?” 라고 말씀하실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학습자로서 자아의 성향을 파악하고, 어떤 의지와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저같은 경우 시사 이슈나 논쟁에 흥미를 느낍니다. 정치에 대한 관심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요. 미국정치와 같이 제 전공 밖의 내용이라면 책을 읽어가며 공부하기 보다는 실시간 속보나 논평, 분석기사를 즐겨 보는 편입니다.

이런 면과 잘 맞아 떨어진 것이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벌어진 플로리다 주 재개표 사태였습니다. 당시 부시와 고어 두 후보진영의 논쟁, 다양한 미디어의 논평, 실시간 취재경쟁 등을 한달 정도 연속해서 접하면서 미국의 선거제도를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관련된 표현들도 익혔습니다.

자아에 맞는 타겟을 고르십시오. 남들이 다 사는 책, 남들이 다 따라하는 방식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속의 힘’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남들이 좋다는 공부보다는 내가 원하는 공부가 오래 갑니다. 남들이 어제 골라놓은 지문 보다는 내가 지금 고른 텍스트가 더 재미있습니다. 너무 당연하지만 서점을, 인터넷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우리가 종종 잊는 사실입니다.

자아(Ego)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것은 단단한 영어공부를 만드는 주춧돌이 됩니다. 영어학습에 성공한 친구나 유명 강사가 아니라 자신이 흥미를 갖고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나 방식을 찾는 것. 이것이 바쁜 삶 속에서도 영어공부를 놓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기억하십시오.

5. Learning styles and strategy: 학습 스타일과 전략.

자칫 소홀하기 쉬운 부분 중 하나입니다. 학습 스타일과 학습 전략을 소홀히 한다면 목적지만 바라보고 배를 타야할지 비행기를 타야 할 지 구분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학습 스타일은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학습 방법을 말합니다. 비디오보다는 오디오로 공부할 때 듣기에 더 집중한다든지, 회화를 배울 때는 배운 걸 써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개방적’ 성격이라든지 하는 것은 모두 학습 스타일에 속합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이 잘 맞는 분은 ‘시각 중심의 학습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이에 비해 학습 전략(learning strategy)는 특정한 학습 상황에서 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다양한 학습 기법을 말한다. 단어를 외울 때 백번을 써야 한다거나 입으로 중얼중얼거려서 단어를 입에 ‘붙게’ 하는 것 등은 어휘 학습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사람마다 학습 스타일과 전략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우연히 유명 강사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자신의 몸에 맞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해서 자신에게 맞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스타일과 전략에는 옳고 그르고가 없습니다. 베스트셀러 학습서가 여러분을 위한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높은 이유입니다.

6. Fun: 재미

뭘 재미있어 하는지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지, 스포츠를 즐기는지, 아니면 웃긴 ‘짤’을 모으고 싶은지 말입니다. 특정한 외신을 즐겨 보거나 좋아하는 스타에 대한 ‘덕질’을 영어로 해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영어학습에서 ‘재미’라는 부분은 간과되어 왔습니다. 학교교육이 가지고 있는 ‘근엄한 얼굴’ 덕분이었지요. 하지만 이는 학습심리의 기본을 무시한 처사입니다. 학습은 노력을 통한 성취의 영역이기도 하지만 향유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향유, 즉 ‘누림’의 중심에는 즐김이 있습니다.

유머도 좋고 해외의 유명 코믹스도 좋습니다. ‘라인 웹툰’과 같이 유명 웹툰의 영문판도 유익합니다. ‘다섯 문장으로 공포소설 쓰기’나 즐거움과 정보를 동시에 주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으시고, 하루하루 즐거움에 빠지는 습관을 키우십시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영어 자체도 조금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이상에서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의 의미를 MYSELF라는 약어를 통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영어 공부의 목적을 명확히 하고, 영어를 배워서 어디에 사용할 지 분명히 하는 것, 자신에게 만족을 주는 공부를 알고 영어라는 언어에 대해 어떤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가를 고민해 보는 일, 자신의 학습 스타일과 전략을 파악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의 중요성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MYSELF”를 놓지 않는 삶을 위한 영어공부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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