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생을 위한 근거이론이야기 (5)

Posted by on Oct 30, 2018 in 강의노트, 수업자료, 집필 | No Comments

 

이번 시간부터는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근거이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1. 지난 시간 여러분들이 쓴 ‘언어학습자서전’의 골자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일들을 끄집어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잊고 있었던 사건들이나 가슴 깊이 파묻힌 감정들을 꺼내면서 여러 생각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2. 자 이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자리에서 나와 연구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봅시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들은 어떤 과정으로 영어를 공부하게 될까요?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주요한 사건은 무엇일까요?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물들은 누구인가요?

학습자들은 영어학습의 여러 단계에서 어떤 행위를 하나요?

이들 행위를 이끄는 동기와 조건에는 무엇이 있나요?

학습과 관련된 행위의 강도, 방향, 반복, 간격 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요?

행위를 이끌어나가는 데 있어서 두드러진 상호작용 패턴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은 영어학습 행위를 어떻게 평가하고 판단하나요?

이런 과정을 통해 도출되는 결과는 무엇인가요?

뭉뚱거려 이야기하면 “한국사회에서 영어학습에 미치는 요인들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요?”

3. 이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론을 특성에 따라 분류한 묶음(family)을 ‘방법론(methodology)’라고 부를 수 있겠지요. 지난 번에 말씀드린 대로 방법론에는 크게 두 줄기가 있습니다.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입니다.

4. 양적연구는 이 수업의 관심분야가 아니므로 여러분들께서 좀더 살펴보시길 바라고 오늘은 질적연구에 대해 아래 인용문을 통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질적 연구(qualitative research)란 통계적 과정이나 다른 양적 방법으로 얻어질 수 없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는 특수한 연구방법으로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로부터 비수학적 분석과정으로 결과물을 추출하는 연구 방법이다. Creswell(1998)은 대표적인 질적 연구로서 전기, 현상학적 연구, 근거이론 연구, 문화기술지, 사례연구 등을 들었다. 주로 사회과학이나 행동과학 연구 분야의 연구자들, 그리고 인간 행동과 기능에 관한 문제들과 관련된 분야의 종사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질적 연구는 제한된 맥락에서 연구자가 가설적으로 설정한 관계(특히 상관관계나 인과관계)의 타당성을 입증해 보이는 데 치중을 하는 양적 연구와는 방법론에 있어서 서로 상이하나, 오히려 그러한 점 때문에 양자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지영, 2012, p. 1)

5. 전통적으로 연구자들은 어느 한 캠프에 속해 있는 것을 정체성으로 삼는 일이 많았습니다. “저는 질적연구자입니다.” “저는 양적연구자입니다.”와 같은 선언이 낯설지 않았죠. “그 사람 질적연구는 안하지 않나?” “그 사람 통계 아니면 연구 안해.” 이런 이야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고요. 어떤 학자는 이 두 캠프의 대립을 ‘종교성’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양적연구와 질적연구는 서로 다른 종교와 같다는 유비를 드는 것입니다. 연구자는 자연스럽게 두 종교의 신실한 신도가 되는 것이겠지요.

이런 경향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소위 ‘mixed method’의 등장으로 양적 연구 방법론과 질적 연구 방법론을 하나의 연구 안에 녹여내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전의 ‘방법론 전쟁’의 잔향은 여전히 어느 정도 남아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양쪽에 형성되는 극성(polarity)는 상당히 강하고, 이 두 ‘종교’ 중 하나에 귀의하는 경향을 개별 연구자들 뿐 아니라 연구 결과물이 출판되는 여러 저널에서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6. 아무튼 중요한 것은 근거이론은 비통계적, 비수학적 방법으로 데이터 내에 담긴 ‘뜻’을 찾아내려는 시도라는 것입니다. 이제 근거이론을 최초로 구체화하고 체계화한 두 사람, 바로 Barney Glaser와 Strauss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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