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성과 법

Posted by on Dec 9, 2018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인간은 자신의 유한성과 연약한 동물적 육체를 항상적으로 인식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사회가 성취될 수 없다는 사실은 진실일 것이다. 언제든 죽기 마련인 인생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사실상 우리 손을 벗어나 있는–을 살아가는 데 있어 일정한 자기기만은 필수적이기도 하다. 다만 내가 바라는 것은 그러한 자기기만적 허구가 법을 지배하지 않는 사회이며, 최소한 우리의 공통된 삶을 형성하는 제도를 만들 때 우리 모두는 아이와 같으며, 많은 면에서 세상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회다.

나는 이것이 자유주의 사회가 나아가야 할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주의 사회는 모든 개인의 평등한 존엄과 공통의 인간성에 내재된 취약성을 인정하는 기반 위에 있는 사회다. 만약 우리가 그런 사회를 완전히 성취할 수 없다면, 우리는 적어도 이것을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봐야 하고, 우리의 법은 다름 아닌 바로 그러한 사회의 법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마사 너스바움 <혐오와 수치심> (민음사) 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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