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독과 묵독, 매체의 변신

A: “책을 읽으면 되었지 왜 낭독을 해?”
B: “악보를 눈으로 읽고 마음속으로 들으면 되지 왜 노래를 해?”
A: 그게 어떻게 같냐?
B: 같다고는 안했어. 그런데 같은 분명 같은 면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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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독은 정보를 조용히 받아들인다. 그 정보는 (어린이와 같이 아직 묵독의 기술을 완전히 익히지 못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기본적으로 문자정보이다. 텍스트의 정보가 눈을 통해 뇌로 들어와 이것이 의미화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렇다고 문자정보에 매치되는 청각정보가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시각정보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낭독은 다르다. 낭독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받아들인 뒤 이를 나의 발성기관을 통해 세계로 내보내야 한다. 수반되는 정보는 단지 시각적이지 않다. 머릿속에서 발음과 관련된 정보처리가 일어나고, 필요한 근육운동이 동원된다. 이는 나의 몸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며, 이를 통해 생산된 음성을 내가 다시 듣는다. 낭독모임을 하는 경우라면 이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된다. 높낮이와 떨림, 크기와 어조 등 목소리와 관련된 모든 특징들이 공유된다.

낭독은 정보가 몸을 거쳐 소리로 물화되는 과정을 수반한다. 이는 텍스트의 글자를 주로 시각을 통해 머리 속에서 처리하는 과정과는 엄연히 다르다. 결국 책을 조용히 읽는 행위와 낭독하는 행위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책은 낭독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로 변신하며, 이는 사람과 책의 관계,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결론: 나는 낭독하는 모임이 좋다. (아니 이게 왠 삼천포?)

#삶을위한리터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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