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Posted by on Jan 22, 2019 in 단상, 링크, 일상 | No Comments

끝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끝까지 곁을 지키는 일. 세상에서 제일 아프지만 가장 아름다운 연대 아닐까.

박창진:나는 서비스업이 잘 맞았다. 후배들에게도 “네 손길로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건 성직자 다음으로 좋은 일”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이 일이 좋았기 때문에 평가도 좋게 받았다. 전체 객실 승무원 7000명 중 0.1%만이라도 저에 대해 좋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었더라면. 지금도 게시판에 ‘박창진’ 이름을 치면 험담이 수없이 나온다. 안에서 가치를 발현할 수 없다는 인간적 실망감이 있었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신입 승무원, 외국인 승무원, 청소 용역 직원들 이런 분들이 힘이 됐다. 청소 용역 직원들께 편지를 많이 받았다. 신입 승무원들로부터 나로 인해 회사가 변하지 않을까 희망을 갖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짜 뉴스와 음해가 많았지만 오랫동안 끈기를 가지고 해오다 보니 지부도 생기고(그는 300여 명 규모의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이기도 하다). 생명력이 지속되는 계기가 됐다.

엄기호:인권운동을 하면서 무대의 불이 다 꺼지고 피해자 혼자 남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들과 같이 걷다 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이게 끝날까요?”다. 결국 마지막에는 외로움과 싸우는 것 같다. 아무리 사회적 의미가 있더라도 내가 이걸 왜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러면 솔직히 나도 할 말이 없다. 안 끝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박창진: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누군가가 내게 끝이 있다고 말해주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해결책을 말해주는 건 사기꾼이었다(웃음). 끝이 없다는 걸 인정해야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내 일이고 누구 손에 맡겨서는 안 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처음엔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사회적으로 돌팔매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내 삶의 주체를 나로 가져오는 좋은 변수였다. 서지현 검사와도 얘기해보니 비슷한 일을 많이 겪었더라. 안 좋은 일로 유명해졌지만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생긴다. 웃으며 말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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