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프 비고츠키 수업 & 공부 이야기

Posted by on Jan 22, 2019 in 단상, 사회문화이론, 수업자료, 집필 | No Comments

5년 만에 비고츠키 관련 수업을 맡았다. 영어교사교육의 관점에서 본 비고츠키를 다룬다.

수업준비를 하기 위해 교재를 정했다. 교육대학원 수업이어서 Karen Johnson 선생님 책을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Yuriy V. Karpov의 책 두 권과 Merill Swain 선생님 등이 쓴 개론서를 참고한다. 사실 Lantolf & Poehner 두분이 쓴 책을 다루고 싶은데 비고츠키와 제2언어습득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겐 조금 무리일 듯하다. 내가 소화한 걸 전달하는 식으로 해볼 참이다.

비고츠키와 언어교육의 관계를 슬라이드 몇 장에 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보통 행동주의, 생득주의, 사회구성주의를 축으로 내세운 것들이다. 두어 장은 피아제와의 비교에 할애된다. 하지만 비고츠키를 보면 볼수록 흔히들 이해하는 사회구성주의자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비계(scaffolding)에 대한 기계적이고 단순화된 이해도 문제가 크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이론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비고츠키 자신도 삶에 체화된 이론, 이론에 근거한 실천을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프레이리가 프랙시스를 고민한 것처럼 말이다.

아래는 얼마 전 비고츠키 관련 공부모임을 제안하려고 쓴 쪽글인데 결국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저지르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먹고 사는 게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 핑계는 언제나 먹고사니즘이다.

이번 학기 강의를 하면서 모임에 대한 생각을 좀더 구체화할 계획이다. 언젠가 나의 시각에서 한국의 영어교육과 사회문화이론에 관한 책을 써보고 싶다.

덧. Karpov의 책 중 <The Neo-Vygotskian Approach to Child Development>는 <교사와 부모를 위한 비고츠키 교육학>으로 번역되었다. 비고츠키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이라면 <21세기 교육혁신의 뿌리 레프 비고츠키>와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 그리고 이 책으로 시작하시면 될 것 같다. 물론 <Mind in Society>의 한국어 번역본과 <생각과 말>을 함께 봐도 좋다.

박동섭 선생의 <비고츠키, 불협화음의 미학>도 좋지만 비고츠키 사상 자체에 대한 내용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비판적 관점의 수립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기본이론에 입문하고 나서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1. 오래 전부터 비고츠키와 관련된 내용을 포스팅하곤 했었습니다만 최근 몇몇 분들이 함께 공부해 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1. 본의 아니게 모임에 대해 먼저 생각하게 된 상황에서 먼저 제 배경을 조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영어교육을 공부하고 이후에 응용언어학이라는 분야를 공부하였습니다. 응용언어학 중에서도 제2언어 리터러시 발달에 관심이 많은데 이걸 연구하려다 보니 ‘발달’부분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필요하였습니다. 잘 아시듯 비고츠키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주제가 ‘인간이 사회문화적으로 어떻게 발달하는가?’였죠.
  1. 그래서 만나게 된 게 비고츠키와 사회문화이론,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추후에 전개된 액티비티 이론입니다. (Vygotsky, Sociocultural Theory, Activity Theory 등으로 구글스칼라를 검색하시면 관련된 저작이 엄청나게 나옵니다.) 액티비티 이론은 좀더 길게 ‘역사문화적 활동이론(CHAT: Cultural-Historical Activity Theory)’이라 불리기도 하는데, 비고츠키의 사상을 기반으로 인간의 행동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보려는 이론적 흐름을 가리킵니다.
  1. 세미나가 시작되기도 전에 굳이 ‘약점’을 드러내자면 저는 러시아어를 할 줄도 모르고, 비고츠키의 사상 자체를 넓고 깊게 공부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학위 과정 중에 수년 간 제2언어 발달을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챙기면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80년대 중반 <외국어 습득 및 발달과 사회문화이론> 분야를 개척하고 몸소 역사를 써오신 지도교수(Dr. James P. Lantolf) 덕에 다른 분들보다는 조금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지요.
  1. 한국에 들어와서 강사 생활을 하다 보니 이 분야를 더 깊이 파거나 가르칠 일이 없었습니다. 몸에 익힌 개념적 틀과 사고방식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지만 비고츠키 사상의 세세한 내용들이 스르르 사라지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1. 하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일상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세미나를 이끌거나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강연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고츠키의 생애와 대표저작을 살피면서 (넓은 의미의) 교육과의 접점을 찾는 공부 모임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기 보다는 비고츠키의 사상을 자신의 실천에 접목하고자 하는 분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 말입니다.
  1. 살짝 고백을 하자면 비고츠키를 만난 저는 좀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좋은 쪽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1. 모임을 하게 된다면 비고츠키의 삶을 다룬 저작들을 두어 권 읽고, 이를 기반으로 그의 기초 저작(생각과 말, 사회 속의 정신 등)을 읽은 후, 액티비티 이론, 교육 일반 등과 관련된 각종 논문과 저작들을 읽어나가고 싶습니다. 참여하시는 분들과 추후 논의해 봐야겠지만 영문으로 된 저작들도 함께 읽어보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며 공부하고 계신 분들의 삶과 생각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비고츠키

#사회문화이론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