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교육학
문득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하던 시절, 한 후배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그는 나에게 무엇을 공부할 거냐고 물었고 나는 사회문화이론과 비판교육학(critical pedagogy)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바로 날아든 한 마디.
“비판교육학이요? 요즘에 누가 그런 걸 공부해요?”
별로 친분이 깊지도 않았던 그의 퉁명스런 답은 충격으로 남았다.
딱 맞는 비유는 아니겠지만 이런 느낌이었달까?
“마르크스요? 요즘에 누가 그런 걸 공부해요?”
“셰익스피어요? 요즘 누가 그런 걸 공부해요?”
“플라톤이요? 요즘 누가 그런 걸 공부해요?”
이후 그도 박사과정에 진학한 걸로 알고 있다. 이제 좀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프레이리를 공부하는 사람은 많다.
나 또한 여전히 프레이리를 읽는다.
세월이 갈수록 더 많은 것들을 배운다.
‘구식’이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
누군가가 ‘구식’이 되는 건
해당 인물 때문이 아니라
그의 시대와 사상을
온전히 해석하고 받아안지 못하는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