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에 대항하는 방법으로서의 STAND FIRM

Posted by on Apr 3, 2019 in 단상, 일상 | No Comments

3월 마지막 주말, <Stand Firm: Resisting the self-improvement craze>를 읽었다. 제목이 시사하듯 자기계발의 시대의 광풍에 대항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 Brinkmann은 자기계발서의 홍수와 끝없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금욕주의 철학에서 찾는다. 그리고 조심스레 다음 제안을 한다. (저자 스스로가 인정하듯 자기계발에 대항하는 자기계발서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의 자기계발 담론에 대항하는 방법이기에 기존의 논리에 포섭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아래는 각각의 항목에 나의 느낌을 더해 정리한 것이다.

1. 자기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늘리기 보다는 사회문화적, 정치적 세계와의 접점에 대해 고민하라. 세계는 자신의 내부가 아니라 자신과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발견될 수 있다.

2.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인정하고 받아안으라. 세계는 절대 긍정성(positivity)으로 가득하지 않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긍정적이어야 성공한다거나 긍정적이지 못한 사람을 바람직하지 않게 보는 관점에 저항하라.

3.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예스맨”이 성공한다는 식의 신화에서 벗어나라.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삶에서 자신의 공간이 생긴다.

4. 감정을 극대화하고 발산하는 것을 찬양하는 문화에 저항하라. 때로는 감정을 억누를 줄 알아야 한다. 이를 훈련하라. 감정의 조작까지 문화적 자본으로 삼는 문화를 경계하라.

5. 코치가 아니라 친구를 만나라. 코치와 멘토의 세계를 의심하라. 코칭 산업의 실체를 파악하라.

6. 자기계발서와 유명인의 전기를 읽기 보다는 소설을 읽어라. 소설은 삶의 총체성을 보여주는 데 있어 가장 탁월하다.

7. ‘미래만을 보고 나가자’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과거를 더 깊이 반추하라. 과거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연마하라. 현재가 미래를 위한 희생이 되지 않도록 하라.

이러한 조언은 분명 한계를 가진다. 하지만 끝없이 자신을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자기계발의 논리에 저항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나는 무엇보다 “Stand firm”이라는 저자의 제안에 공감한다. 정신없이 시류를 좇다가 뿌리가 뽑혀 표류하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대지와 소통해야 한다.

오늘 나는 어떤 대지에 굳건히 서 있으려 하는가?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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