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눈빛 속의 나

Posted by on May 3, 2019 in 단상, 일상, 집필 | No Comments

우리는 단 한번도 자신의 눈을 본 적이 없다.

그저 거울에 비친 눈을 볼 뿐이다.
그것은 눈이 아니라 눈의 상像에 불과하다.

우리가 얼굴을 마주할 때,

나는 상대의 눈을 본다. 상대는 나의 눈을 본다. 우리는 각자의 눈을 볼 수는 없지만 서로의 눈을 볼 수 있다. 상대의 눈을 통해 나의 눈을 보는 경험은 거울을 통해 나를 보는 경험과는 전혀 다르다.

난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나의 눈을
당신의 눈을 통해 마주하는 것.

상대의 눈에 비친 나의 눈은 그래서 신비하다.

마찬가지로 어쩌면 누군가의 등을 볼 때 우리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자신의 등을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상대의 눈을 통해 나의 눈을 보듯
상대의 등을 통해 나의 뒷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나를 만나는 일과 닮았고
상대의 등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일은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던 나의 뒷모습을 배웅하는 일과 닮았다.

인사를 나누고
친구들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곤 했었다.

나를 배웅하곤 했었다.

#지극히주관적인어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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