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강의

4월의 마지막 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황승식 선생님의 초대로 삶을 위한 단단한 영어공부를 주제로 강연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대학원생 연구자들과는 보통 영어로 논문쓰기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 날은 네이티브 중심주의와 인풋만능주의의 폐해에 대해 주로 논의한 후 쓰기와 어휘공부 전략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습니다.

어쩌면 ‘실용성’이 떨어지는 논의일 수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집중해서 들어 주셨습니다. 어쩌면 제가 ‘실용성’을 너무 좁게 정의하고 강의에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더군요. 앞으로는 영어교육의 사회문화적, 제도적, 정치적 측면에 대해서 좀더 자신있게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연구자를 비롯하여 세계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이중고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주류’의 리터러시 관행을 충실히 익히는 것.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구조 안에서 새로운 관계와 질서의 리터러시를 실천하는 것.

학술리터러시의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관행 즉 논문을 써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 우선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학술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갖는 모순들을 직시하고 이를 가로지르는 실천들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후자의 측면에서 보건학이나 응용언어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둘다 매우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어야 하는 분야니까요.)

강연 때마다 느끼지만 제가 신나서 떠드는 것보다 청중들과 소통하는 게 더 즐겁습니다. 영어공부에 대해서도 한 차례 짧은 모임을 넘어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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